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어 마이 데이지 Feb 17. 2021

지랄 맞던 곱슬머리

30대가 되니 엘리자벳 컬이 되더라

Instagram @largeraji





초등학교 6학년부터 갑자기 잔머리 곱슬이 심해졌다. 습하면 지저분하게 고불고불 올라오는 머리카락 때문에 나는 비 오거나 더운 날이 가장 싫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매 달 스트레이트 매직 파마를 했지만 어쩌다 파마를 할 시기를 놓치면 다시 돌아오는 잔머리 때문에 결국에는 고데기를 하나 장만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 머리를 펴대니 머릿결이 좋을 리가 없었고 상한 머릿결 때문에 오히려 더 지저분하게만 보였다.

10대를 흑역사로 보내고 20대가 되었는데. 20대의 어느 날은 고데기를 하지 않아도 는 날이 생겼다. 안해도 되는 텀이 점점 자주 왔고  기간이 길어졌다. 30대가 되어서는 샤워  머리를 말리기만 하고 외출을 해도 깔끔해 보였다. 그런데 이것보다  놀라웠던   오는  스멀스멀 올라오던 머리카락이 얌전하다는 거다.


사춘기 때는  해도 마음 불안했던 것처럼 나의 곱슬머리도 지랄이었지만, 30 중반인 지금은 어느 때보다 용감하고 차분한   엘리자벳 컬을 가진 나의 머리 같다.

작가의 이전글 열심히 해도 지랄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