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건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

나를 증명하기 위한 수식어, ‘작가 밍밍’

by 밍밍

어릴 때부터 나는 무언가를 늘 '증명'하며 살아왔다. 어릴 땐 '공부'로, 자라서는 '결과'로. 상을 타야만 엄마는 나를 인정해 주었고, 오빠에 대한 기대치까지 고스란히 내 몫이 되었다.


남들보다 더 잘해야만 겨우 칭찬을 받을 수 있었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엄마의 차가운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경험들은 내 안에 높은 기대치와 스스로를 향한 엄격한 잣대를 심어놓았다.


이제는 내가 나를 옥죄고 있는 느낌이다. 어깨 위에는 늘 보이지 않는 짐이 올라앉아 있는 듯 무겁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백수’가 아니라 ‘작가’로 나를 증명하고 싶어서다. ‘작가 밍밍’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 존재가 조금은 선명해질 것 같았다.


이전에는 ‘운동강사’라는 타이틀이 나를 설명해줬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도 나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 공백이 두렵고, 외롭다.


마치 파도 하나 없는 고요한 바다 위에 표류하고 있는 기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 채, 목적지 없이 흘러가는 삶.


나는 미래가 안 보이는 것보다 '나를 표현할 말이 하나도 없는 상태'가 더 두렵다.


가장 힘든 건,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그 두려움이다.


물론, 나의 곁에 있는 미소는 늘 이렇게 말해준다. “존재 자체로 충분해.” 하지만 나는 아직 그 말을 받아들이기에 마음의 그릇이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시간은 나에게 큰 위안이다. 키보드를 토도독 두드리는 소리,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고요한 시간, 그리고 누군가 내 글을 보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 이 모든 것이 나를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글쓰기는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나를 더 잘 사랑하기 위한 연습이다.


'작가 밍밍'이라는 타이틀이 생긴다면, 내 글을 더 사랑하게 될까? 글쓰기가 더 재미있어질까?

그리고… 난 언제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언제쯤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게 될까?



하지만 분명한 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고백 #글쓰기치유 #브런치작가도전 #있는그대로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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