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복되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 나는 쓰고 있다.
사람들은 회복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
여전히 나는 몸과 마음이 무겁다.
내가 직장을 잃을 거라고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믿음은 자부심이었고,
어쩌면 지나친 자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의 나는
나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
일을 멈추니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사라졌다.
그 사실들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무가치한 존재처럼 느끼게 한다.
"내가 쉬고 있다"는 말도
내겐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그저 도태되었다고 느낀다.
‘인생의 낙오자’, ‘실패한 인생’
그게 지금의 나에게 붙은 꼬리표 같다.
아마,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 때야
이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일을 다시 시작할 힘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스스로에게,
"넌 아직 가치가 있어"
"넌 아직 살 이유가 있어"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공감조차 하지 못했다.
"도대체 왜?"
"그냥 하면 되는 건데, 왜 못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들을 마음속으로 비난했었다.
그건,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이제는 안다.
방에서 나오지 못했던 그들,
이불 속에 갇혀 살던 그들,
그들을 나는
진심으로 이해하고, 품을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무기력증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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