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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지점에 있는 봉준호 감독의 휴머니즘 블랙코미디

영화 '미키 17'

by 영화파파 은파파

영화 '기생충' 이후, 약 6년만의 '봉준호' 감독의 복귀작 영화 '미키 17'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 17'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처럼 17번, 18번 복제가 된 주인공 '미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봉준호' 감독 고유의 코미디가 스며들어있다. 영화를 본 후 느낀 점은 기존 여타 SF 영화보다 가벼운 톤을 지님과 동시에 묵직한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이다. SF 장르에 인권과 인간애를 더했다. 거기에 '봉준호' 감독이 자랑하는 유머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비교적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영화가 진행되면서도 전개가 아주 부드럽다. 지루함이 일절 없어서 영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간결하며, 빠르다. 게다가 '로버트 패틴슨'의 화려한 연기로 인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한다. '로버트 패틴슨'은 목소리 톤에 변화를 주며 캐릭터에 구분을 짓고 영화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다른 '미키'를 보는 재미까지 영화에 포함된다. 그 외에도 SF 장르에 걸맞은 볼거리와 다른 배우들의 연기까지 시각적이고 영화적인 재미가 즐비하다. SF 장르의 옷을 입은 '봉준호' 감독의 드라마, 영화 '미키 17'을 다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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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그중 으뜸은 단연 '로버트 패틴슨'

영화 '미키 17'의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부터 낯선 배우까지, 개인의 연기부터 연기의 합까지 조화롭고 연계가 부드럽다. 아마 연출자의 의도가 배우에게 명확하게 전달되고, 배우가 맡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라고 생각한다. 그중 으뜸은 '로버트 패틴슨'이다. 목소리의 변조를 통해 자아와 캐릭터를 구분한다. 이를 통해 캐릭터의 분위기까지 바꾸니 훌륭한 연기력이 아닐 수 없다. 같은 배우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이 시각적으로 설득된다. 또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와 그 합이 독창적이고 조화롭다. '마크 러팔로'는 고유의 연기력을 통해 능글맞지만, 한편으로는 냉정하기도 한 현실주의적인 캐릭터 '케네스 마샬'을 창조한다. '토니 콜렛'은 그의 아내로써 잔인하면서도 사이코패스 기질을 함께 지닌 '알파 마샬'으로 열연한다. 이 두 배우는 영화 '미키 17'의 유머와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를 함께 부여받은 캐릭터로써 영화 '미키 17'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미키'의 히로인 '나샤'를 연기하는 '나오미 매키'는 여성으로써 매력적이고 리더십을 지닌 인물 '나샤'를 만들어 미래에 리더상을 그려내기도 한다. 배우들의 연기로 생성되는 캐릭터 간의 조화를 이뤄 영화 '미키 17'의 세계관을 매력적이며 흥미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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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봉준호'의 특징이 곳곳에 담겨있다

무겁고 진중한 주제를 담았지만, 무겁고 어둡게 풀어내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이 자랑하는 특유의 유머와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들이 이번 영화 '미키 17'에도 여지없이 담겨있다. 그 부분이 영화 '미키 17'을 영화적으로 재밌게 하는 요소가 된다. 결과적으로 영화 '미키 17'은 재미있다. 그 원인은 앞서 언급한 바 '봉준호' 감독의 유머가 적절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영화 '미키 17'은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지점에 머물고 있다. 영화가 지닌 주제는 무겁고 진중한 내용이지만, 그것을 담아내는 영화는 비교적으로 가벼운 톤을 입었다. 그 균형이 적절하게 맞춰져 있다. 이 적절한 균형은 대중적인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살인의 추억'부터 '괴물', '옥자', '마더' 등 여러 영화가 그 균형을 맞춰왔다. 특히, 영화 '기생충'은 그 정점이었다. 시간이 흘러 영화 '미키 17'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은 그 균형을 더 철저하게 맞추고자 한 듯 보인다. 영화 '기생충'의 성공으로 할리우드라는 환경에서 도전한 영화 '미키 17'은 어느 때보다 '봉준호' 감독의 야심과 도전 정신이 더 담겨있다. 미래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인간(人間)의 자화상을 그리고, 그를 통한 반성과 휴머니즘을 빗대어 존중과 사랑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 메시지가 명확히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이유는 '봉준호' 감독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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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통해 접했던 사전의 느낌과 전혀 달랐던 영화 '미키 17', 그리고 원작

필자는 영화를 보기 전에 사전 지식을 가지고 관람하는 것을 선호한다. 남들은 스포일러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필자에게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만큼 예고편을 분석하고, 중요하게 보는 편이다. 영화 '미키 17'은 개인적으로 SF 장르를 입은 '스릴러' 또는 '액션' 장르의 영화로 분류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앞서 언급한 두 장르의 요소보다는 드라마틱 하고 유머러스한 부분이 상당하다. 장르를 드라마로 분류했을 때 영화 '미키 17'의 가장 큰 뿌리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 이야기는 원작에 힘입어 영화에서도 거침없이, 유머를 곁들여 풀어낸다. 원작은 '미키 7'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 영화는 이야기를 더 늘여서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은 책을 원작으로 둔 영화는 내용을 압축하기 마련인데, '봉준호' 감독은 이야기 중간 과정을 늘렸다. 물론, 영화에서 중요한 인물은 후반의 '미키 17'과 '미키 18'이며 이야기도 이 두 인물에 중점을 두고 전개된다. 하지만, 영화적으로 후반부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적이며 드라마틱한 전개를 위한 이유였을까? 그것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밀려오는 감동에 대한 장치라고 느껴졌다. 영화를 서론과 본론, 그리고 결론으로 나누었을 때 영화 '미키 17'은 결론에 무게를 실은 느낌이다. 물론, 이 부분이 개인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영화 '미키 17'이 결론에 힘을 준 이유는 영화가 가진 주제 전달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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