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고 서투른 변주의 결과
영화 '베테랑2'
전작 '베테랑'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영화 '베테랑2'
전작 '베테랑'은 영화적으로 큰 성공을 이뤘다. 작품의 완성도나 상업적인 흥행으로도 성공을 이룬 영화다. 그 성공을 영화 '베테랑2'가 이어갈 수 있을지 매우 궁금했다. 스타성과 연기력을 함께 갖춘 '정해인' 배우의 합류로 '베테랑2'는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마케팅의 악효과였을까? 개봉 전부터 '베테랑2'의 빌런이 주목되었고, 그 빌런으로 '안보현' 배우와 '정해인' 배우가 예상되었다. 워낙 상업적인 주목을 받는 영화다보니 대중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나 그 주목이 영화의 시나리오상 악영향을 미친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빌런을 예상하고 영화를 시작하니 영화가 가진 매력이 반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되면 느껴지는 부분은 전작 '베테랑'보다 가벼운 톤으로 시작된다는 점과 전작과 차별을 두기 위한 영화 내의 몇 가지 요소를 통해 변주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변주가 어설프고 서툴러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작 '베테랑'과 비교한다면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 '베테랑2'다.
빌런으로써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 '정해인'
경찰이자 연쇄살인범을 연기하는 '정해인 '배우의 연기력은 탁월하다. 관람 전 그의 정체를 모르고 본다면 영화적 재미가 더 상승했으리라고 본다. 우선, 그의 액션에 대해 논하고 싶다. 이 배우가 액션에도 출중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타격감과 속도감을 화면 밖으로 적절하게 전달한다. 물론 그것을 담는 의도적인 연출도 일정부분 영향이 있겠지만, '박선우'의 액션을 표현하는 '정해인' 배우의 액션적인 연기력과 능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또한, 그가 가진 마스크(표정)이 개인적으로 놀라웠다. 그간 가졌던 로맨스적인 이미지가 단숨에 사라지고 그의 미소에서 느껴지는 광적인 연쇄살인범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중 가장 놀랐던 '정해인' 배우의 연기는 긴장과 기대감을 같이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극 중 '서도철'(황정민 배우)에게 인정을 받는 장면에서 경찰로써 가지는 긴장과 연쇄살인범으로써 갖는 기대감이 공존하는 연기가 있는데, 그 장면에서 필자는 앞으로 '정해인' 배우가 스타성으로만 인정받는 배우가 아닌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배우가 될것임을 예감했다. 대중적, 영화적, 연기적으로 모두 인정받을 '정해인' 배우의 행보가 기대된다.
언제나 후속작에 가장 큰 적은 전작이다
전작 '베테랑'을 먼저 살펴보자. 영화 '베테랑'은 작품성, 상업성, 대중성으로도 높은 점수와 인정을 받는 작품이었다. '서도철' 역을 맡아 열연한 '황정민' 배우의 새로운 형사 캐릭터와 한국형 빌런으로 자리매김한 '조태오' 역을 맡았던 '유아인' 배우의 연기적 균형이 적절했고, 영화의 굵직한 중심 이야기, 그리고 그 외에 기타 인물들의 무게감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대표적인 한국 영화다. 영화 '베테랑2'는 어떠한가? 전작과 차이를 어느 부분에 두고 있는지가 영화를 보는 포인트 중 하나가 된다. 필자는 두 작품의 차이를 이야기와 액션에 두고 싶다. '베테랑'은 한국 사회의 빈부 격차와 재벌가의 문제를 꼬집는 굵직한 이야기와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베테랑2'는 캐릭터를 통한 액션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베테랑2'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소재는 학교 폭력, 마약, SNS 등을 다루고 있지만 분산된 느낌이다. 전작처럼 굵직한 메인 스토리가 없으니 시나리오의 힘이 없고, 전작과 차이를 두려는 변주는 어설프게 느껴진다. 액션은 물론 훌륭하다. 타격과 속도에 중점을 두며 영화를 보면 액션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액션은 영화의 한 요소일뿐 영화 전체의 매력이 될 수 없음을 '베테랑2'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전작이 워낙 이야기적으로 훌륭한 영화였기에 액션에 치중한 '베테랑2'가 비교적 아쉽게 느껴진다.
아쉬운 설정과 캐릭터들, 그리고 시나리오
전작과 이어지는 설정들은 매우 아쉽다. 팀플레이로 함께 하던 '서도철' 형사의 동료들은 전작 '베테랑'과 다르게 비중이 거의 없고, 전작에서 이어지는 설정으로 '전석우'(정만식 배우), '정의 부장'(신승환 배우) 또한 이야기적 설정일뿐 캐릭터의 매력은 없다. 그나마 '정의 부장' 캐릭터는 극 중에서 어느정도 시나리오 상의 역할을 하지만 그 이상은 없다. 그저 시나리오 구조적인 캐릭터 활용이랄까? 전작에 등장했던 비열함을 입은 '최상무'(유해진 배우), 휴머니즘을 보여주던 '배기사'(정웅인 배우) 등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캐릭터가 이번 영화 '베테랑2'에는 없다. 그 차이가 큰 것일까? '박선우'(정해인 배우) 캐릭터에 의존한 모습이 역력하다. '서도철'(황정민 배우) 캐릭터를 중심으로 기타 캐릭터들이 주변에서 힘을 얹어주는 그림이 영화 '베테랑'의 매력이고 재미였지만, 그 그림은 사라지고 '서도철' 대 '박선우'의 대립으로 그려진 모습은 아쉽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영화의 시나리오 또한 아쉽다. 유려하고 매끄럽게 흘러가던 전작과 다르게 이번 '베테랑2'는 이야기 구조의 허술함이 느껴진다. 사건의 개연성이나 인물의 변화, 내면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 전작에 대한 부담 떄문일까? 보다 철저하고 치밀한 영화적 변주였어야 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