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 : 폴리 아 되'
전작의 성공을 이어가려는 '토드 필립스' 감독의 야심찬 선택으로 보인다. 뮤지컬 장르의 선택.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나를 두고 논할 때, 필자는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필자는 그저 어떤 모습의 영화일지 궁금했을 뿐이다. 그리고 영화를 본 후 오랜만에 희열을 경험했다. 물론 전작 '조커'와는 다른 느낌의 희열이다. 영화 '조커'가 장르적인 요소와 '아서'가 '조커'로 변모해가는 과정에 집중했다면 '조커:폴리 아 되'는 '아서'의 인간적인 면과 '조커'의 판타지(망상)이 공존하며 갈등하는 내면에 초점을 맞춘 듯 보인다. 그 안에서 뮤지컬 장르적 요소는 '조커'의 판타지(망상)을 보다 부각시켜주는 효과를 가진다.
'아서'와 '조커'를 오가는 '호아킨 피닉스'의 탁월한 연기로 필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는 철저한 연구로 인해 탄생한 캐릭터 연기라고 생각한다. '아서'의 인간적인 모습과 '조커'의 광기 어린 모습에 작은 차이를 둔다. 그것은 바로 절제다. 그 교묘한 절제의 선을 잡느냐, 놓치느냐의 차이로 '호아킨 피닉스'는 때로는 인간적인 '아서', 때로는 광기 어린 '조커'로 변한다. 그 차이에 대한 표현이 웃음, 표정, 몸짓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진 물질적 무기가 없으니 온몸이 무기인 양 액션을 취하는 '조커'의 모습은 폭발적이다. 그 폭발적인 모습으로 인해 영화 '조커:폴리 아 되'의 힘이 넘쳐난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야심이 엿보인다. 전작 '조커'의 흥행으로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느껴진다. 뮤지컬 장르의 선택은 탁월하다. '조커'가 가진 판타지(망상)를 가장 잘 표현해 줄 형태가 음악이다. 음악은 '아서'가 가진 인간적인 아픔, 상처와 '조커'가 가진 판타지(망상)을 짧은 시간에 표현하기 적합하다. 함축적이며 은유적인 가사(대사)와 함께 멜로디로 대변하여 표현되는 내면, '조커'와 '할리 퀸(리 퀸젤)'의 사랑을 음악과 노래로 아름답고 때로는 몽환적으로 그린다. 그 외에도 '아서'와 '조커'의 관계에서 기울기를 음악을 통해 점진적으로 대변한다는 부분도 흥미롭다.
한편으로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로 보인다. '조커'와 '할리 퀸'이라는 껍데기를 걸쳐서 특별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작은 아쉬움이 있다. 그의 특별함을 보고 사랑에 빠진 그녀, 그간 없었던 그에게 다가온 그녀를 받아들인 한 남자의 이야기. 아마 관객들은 두 인물의 관계가 보다 장르적으로 만져지기를 바랐을 것이다. 이미 '조커'와 '할리 퀸'의 관계는 과거부터 많이 노출된 부분이기 때문에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부분들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어색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요소들 모두가 '토드 필립스'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다. 관객들이 좋아할 모습이 아닌 '토드 필립스' 감독이 그리고 싶은 '조커'와 '할리 퀸'의 그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