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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영화계의 자극적인 소재 선택에 관하여

영화파파 은파파의 영화칼럼

by 영화파파 은파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시즌 2'를 본 이후의 필자의 생각이다. 전작의 성공과 흥행에 힘입어 시즌 2를 공개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필자도 공개 후 전 회차를 관람했다. 어둡고 습한 세계관, 지옥과 죄악, 심판이라는 자극적인 영화의 소재 등이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충분하다. 관람 후 필자는 '영화나 드라마가 보다 점진적으로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과연 상업적인 목적이 강한 것일까? 세계관에 대한 인간의 탐구적인 욕망일까? 이 궁금증은 명확한 답이 없을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펼쳐본다.

2024100810494716430_2.jpg 지옥 시즌2 (2024)

<자극적인 소재가 눈길을 끄는 이유>


'고지를 받은 후 시연을 통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지옥인가, 미쳐가는 세상 속 현실이 지옥인가.'

- 시리즈 '지옥 시즌 2'를 보며


시리즈 '지옥 시즌 2'를 보며 필자가 느낀 부분이다. 극 중 '여기가 지옥이다'라고 외치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천세형'(배우 임성재) 캐릭터의 대사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공개 전부터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물론 대형 OTT 플랫폼의 지원과 훌륭한 배우들의 출연, '연상호' 감독의 연출 등의 요소가 영향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흥미 유발로 예상된다. 관객들이 영화나 시리즈를 관람하기 전에 가장 큰 희락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기대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적인 소재가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경우 이 기대감은 더 상승한다. 특히, 대중들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대리 만족'이다. 현실에서 경험하기 힘든 모습, 모양, 상황 등을 영화로 대신하여 간접 경험을 통해 쾌락, 또는 카타르시스를 얻게 되면서 발생하는 '대리 만족'이다. 물론, 휴머니즘이 묻은 드라마, 멜로, 로맨스 장르의 영화도 많다. 하지만, 흥행 결과를 보면 대중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작품들의 특성이 자극적인 소재를 지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현시대는 시각적, 서사적인 요소가 과거에 비해 극단적이며 자극적인 소요가 많고 그에 따른 영화적 공급의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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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 (2024)

<자극적인 소재의 영화를 보는 우리>


'게임을 통해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며 즐기는 것, 로마 시대 검투사를 보며 즐겼던 그들과 다를 것이 있는가.'

-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보며


필자는 '오징어 게임'을 보다 중단했다.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는 그 감정선이 약간 괴롭다고 느껴졌다. 마치,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사투를 펼치는 검투사들을 보는 감정이랄까. 물론, 영화는 허구이며 상상에 기반을 한 종합 예술이지만 필자에게는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오징어 게임'은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 그리고 통제와 울타리 안에서 돈을 두고 펼쳐지는 극한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관계 및 변화와 감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상황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우리 역시 로마 시절 그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오징어 게임', '글래디에이터'처럼 그 상황, 관계, 변화 등이 관객들의 흥미를 발생하기 충분하다. 이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요소가 담긴 영화 및 미디어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필자가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현재 영화 및 미디어 시장에는 자극적인 요소가 즐비한 작품들이 상당하다. 전체적인 비율이 아쉽다.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작품들이 영화계에서 비중 있게 자리 잡으며 그 장르의 비율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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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어2 (2024)

<비난이 아닌 우려가 담긴 시선>


'폭력은 인간의 숨겨진 본성일 수도.' -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보며 中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보며 필자는 '폭력'에 대해 사유한다. '폭력은 인간의 숨겨진 본성일 수도'. '폭력'을 통한 쾌락의 사례는 다양하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사투를 보며 쾌락을 경험하는 그 시절 로마인처럼, UFC 경기를 보며 대리만족하는 현시대의 우리처럼, '오징어 게임'의 열광하는 세계인처럼 말이다. 인간의 폭력성은 내면의 잠재된 성향 중 하나로 보인다. 그것을 절제의 유무로 나눌 수 있겠다. '폭력성'을 다루며 영화 '글래디에이터'나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런 유의 영화나 미디어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때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에 치우친 미디어가 다양하게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서정적인 작품들이 다시금 생산되고 조명받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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