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25
(작성일: 2026-2-25)
2월이 끝을 향하고 있다. 2월의 시작과 함께 유지해 온 9가지 루틴이 이제는 습관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을 느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꼽으라면 매일 한 두 줄씩이라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에는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고 실제로 글로 옮기지는 않았다. 사실 이것저것 생각을 연결 지으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상상하는 과정이 퍽 재미있는 반면, 글로 옮기면 막상 상상만큼 근사하지 않아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글로 쓰는 작업을 회피하고 있었는데, 한두 줄씩이라도 매일 쓰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양이 글로 남겨지고 있다. 내 안에 '나는 쓰는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이 잡혀가는 것 같아서 계속 유지하고 싶은 루틴이지만, 오늘 하루는 푹 쉬고 싶은 유혹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다. 며칠부터 마른기침이 올라오더니 어젯밤은 기침을 하느라 잠을 좀 설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재채기와 콧물로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뜬금없이 왼쪽 무릎이 시큰거려서 아침에는 절뚝거리며 걸어 다녔다. 30분 걸어서 출근할 자신이 없어서, 운전을 해서 출근을 했다. 자전거가 고장 난 후에는 걸어서 출근을 하며 되도록 운전하는 것을 피하고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아침부터 점점 상태가 안 좋아져서 그저 집에 가서 자고 싶은 마음에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감기기운도 있고 다리도 아프고, 아무것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늘 하루는 그냥 제쳐버릴까. 이부자리에 누워서 생각을 해보니 24일간 유지해 온 루틴을 깨뜨린다는 게 너무 아까웠다. 최소한 2월 한 달은 채우고 싶은데, 이제 겨우 4일 남았는데 여기서 깨뜨리는 것은 안 될 말이다. 내 루틴들이 사소한 것이라 대부분 1-2분 안에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빨리 루틴을 해치우고 일찍 자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쉬운 루틴부터 해내가다 보니, 점점 의욕이 돌아온다. 기침은 계속 나지만 콧물도 잦아들었고 피곤도 풀려서 집안일도 하고, 미루고 있던 숫자로 그림 그리기 세트를 개시하기도 했다. 루틴을 지속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인데, 이게 내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닌 것을 깨달았다. 갑자기 처리할 사건 사고 같은 변수가 없어야 함은 물론이고, 가장 기본적으로 체력과 건강이 따라줘야 한다. 몸이 아프고 피곤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나의 의지를 최대한으로 발휘하려고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손이나 팔을 다쳤다면, 필사를 하거나 컴퓨터로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된다. 사실 단순히 루틴만이 아니라 인생의 행복의 근간이 체력이고 건강인 것이다. 몸이 건강하면 약한 정신을 추스를 수 있고, 체력이 있으면 몸을 움직이면서 저하된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생의 우선순위가 다시 한번 정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