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는 이유

연재칼럼-28

by 오숙하

작성일: 2026.2.28

드디어 2월의 마지막 날이다! 기적적으로 2월 중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칼럼을 연재했다. 아무도 청탁해주지 않아서 스스로에게 청탁한 원고를 매일의 마감기한인 자정 전에 마무리했다. 월초에는 쓸 이야기가 없을까 봐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를 해두었다. 쓸 내용이 없었는지 비슷한 글들을 거듭해서 쓰고도 며칠이 지나고서야 깨달은 적도 몇 번 있었다. 처음에는 더 길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쓰다 보니 예상보다는 간결한 길이가 되어버렸다. 나 외에는 아무도 읽지 않은 글들이 점점 늘어갈 뿐이라는 생각에 살짝 침울해졌지만, 기억력이 나쁜 것이 이럴 때는 도움이 된다. 그다음 날이면 다시, '오늘은 뭐에 대해서 쓰지?'하고 하루 종일 머릿속 한편에 물음표를 띄어 놓는다. 글을 쓰고 나서 시간에 쫓겨서 후다닥 업로드를 해놓고 그 후에 읽어보면, 내용도, 문장도 엉성하기 그지없다. 아, 나 글 잘 못쓰네. 알고 있었지만 또 깨닫고,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래도 매일 글감을 찾고, 일상의 작은 사건, 사고, 실수에서 작은 영감들이 떠오른다. 단조롭다고 생각했던 일상이지만, 반추해 보면 특별한 경험도 있고, 배울 교훈도 있었다. 나의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한다. 오래전 기억과 오늘 있었던 일이 연결되어서 패턴이 되고,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쳤던 일들을 뒤늦게 깨닫고 무릎을 치게 되었다. 내가 자주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고, 나의 버릇과 성향이 쉽게 파악된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게 참 재미있다. 일종의 자아도취인 것인가? 인터넷에서는 '셀프 덕질'이라고 하던데. 하루에도 셀 수 없는 수의 생각을 하니 주제가 끊이질 않고, 뜬금없는 곳에서 실수를 하니 반전의 맛도 있다. 아주 조금씩이나마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면 대견하고 뿌듯하다. 생각으로만 품고 있으면 잘 모르는데, 글로 써서 펼쳐놓고, 쓰고 나서 묵혔다가 나중에 읽으면 더 잘 보인다. 아무도 부탁하지 않아도,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계속 쓰게 된다. 나의 글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해 줄 독자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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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나노 바나나가 모네 풍으로 그려준 글 쓰는 여인과 고양이 달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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