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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득 Jun 30. 2022

강박증과 함께 춤을

'독서 역마살'

오늘도 도서관이 충동질했다.

"총류 001"


서가를 둘러봤다.

본능적으로 느꼈다.

길어지겠구나.




제목 훑기.

목차 확인.

여길 통과 못하는 책은 거의 없다.


알라딘과 예스24 리뷰 확인.

필력과 내용 맛보기.

합격률은 대략 60%.


높은 합격률, 이건 욕심의 간사한 꼬드김에 넘어가서 그렇다.

지식에 대한 광적인 집착. 나의 독서력에 대한 헛된 맹신.

집착과 맹신의 이중주는 소음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 굉음을 백색소음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오늘, 읽고 싶은 책이 21권 늘어났다.

백색소음, 적어도 오늘은 불가능하다.




소음 아래서

강박증과 함께 춤을.




도서 목록과 장바구니는 별개다. 전부 합치면 1000권쯤 되려나?




1000권.

어지럽다.


나를 기다리는 책들은 이미 차고 넘친다.




사람이 술을 먹고

술이 사람을 먹고

술이 술을 먹는다.


사람이 책을 읽고

책이 사람을 읽고

책이 책을 읽는다?




몇 권이나 읽었을까?




지난 한 달간 구매한 10권의 책들이 가지런히 쌓여있다.


언제 다 읽지.


변명하자면,

모종의 부추김이 있었다. 책을 사라고.

도서관의 부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읽으라는 계시는 없었나 보다.




진단명, '지적인 강박증'.




처방은 쉽다.

쌓아놓은 책을 다 해치우고, 서점의 부름을 받는 것.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뭐랄까, '독서 역마살' 정도로 해두자.




역마살과 함께 춤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모르겠다.


이렇게 언어를 가지고 노는 게 재미있을 뿐.


그러나,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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