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을 볼 줄 모른다. 큰 곰자리에 곰이 어디 있단 말인가? 아무리 곰으로 보려 해도 곰으로 보이지가 않는다. 게다가 서울에서는 별 보기가 힘들다. 우중충한 먼지 뚜껑으로 덮여 있는 밤하늘을 무엇하러 쳐다보겠는가.
어쨌든 밤하늘에 곰을 새겨 넣은 사람은 누구였을까? 옛날 옛적 그리스 신들의 장난이었을까?
어쩌면 곰 사냥꾼의 염원이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제 짝 없이 빛나는 별들이 외로우리라 여긴 인간이 서로를 연결시켜주고 이름 붙여주면서 삶의 무료함을 달랬거나. 그렇기에 큰 곰자리에 곰이 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사랑할 때, 밥벌이할 때는 누구나 바보가 되는 거 아니겠는가. 곰이다, 하면 곰인 것이고 뱀이다, 하면 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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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려는 사람이 있다. 우리 시대의 별, 우리 사회의 빛, 우리들의 희망. 그러나 별조차 영원하진 않다. 다만, 수억 년간 자기 몸을 태워 세상을 비출 뿐...
유한한 인간이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영원'을 경험할 수 있을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그때 행복을 의식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거다. 그 순간만큼은 자기 자신은 물론 시공간도 사라졌으리라. 물질과 마음, 시간과 공간으로부터의 자유. 그리하여, 순간에 새겨진 영원. 모든 인간들이여, 순간 속에서 영원하라. 그 영원의 체험을 간직하며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기를.
사람마다 영원의 체험 즉, 몰입의 순간은 다를 수도 있겠다. 제 살 깎는 봉사, 손발 얼어붙는 히말라야 등반, 신성한 종교의식, 소설 속 주인공 되기, 자기 핏줄의 탄생 순간,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까지. 저마다 가진 영원의 파편들을 고이 간직하시길. 하여, 인생의 풍파를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