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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합창 13화

이기주의는 자멸의 전주곡이다

이기주의가 만연한 세상

by Paul


만연한 이기주의가 도를 넘었다.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 외에 다른 사람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사고를 이기주의라고 말한다.

이기주의는 자기중심적인 관점으로만 볼 수 없는 사회악으로 자신을 위한 이기적 생각과 행동이 남을 밟아서라도 내가 올라서야 한다는 파렴치한 행위 자체를 지칭하는 뜻이다.

남이야 피해를 보던 말던 나만 괜찮으면 그만이라는 심리는 자신의 욕구만족을 위해서는 선과 악도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와 동일한 것이며 이기주의가 진행될수록 남이라는 범주는 점차 좁아지는 양상을 띤다.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의 피해에 무관한 양심이 가까운 이웃의 피해에 무감각하게 되고 친구나 지인의 피해와 고통마저 나하고 상관이 없다는 상태로 심화되면 심지어 가족의 고통도 신경 쓰지 않는 증세로 까지 악화되는 것이 이기주의의 단계이다.

극단적 이기주의는 남을 파괴해야만 내가 살 수 있다는 질환의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양심이 고갈되는 증상이 전형적인 이기주의의 본성이라 할 수 있다.

자신만의 이익을 강하게 추구하는 이기주의는 탐욕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소유욕과 연결되며 하나를 더 갖기 위한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용할 수 있는 수단에는 남의 이익도 피해도 모두 포함되는데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방법으로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다는 사고가 전제하는 것이다.

특히 이기주의는 전염성이 강하고 확대되는 군집의 형태로 쉽게 나타나기 때문에 집단이기주의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

자기들이 사는 동네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며 시위를 하고 임대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자신들의 아파트 놀이터에 울타리를 치는가 하면 회원제 운영으로 다른 동네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상업시설을 만든다.

부동산 가격 떨어진다고 동네 임대료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담합 행위는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한 집단이기주의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집단이기주의는 같은 목적으로 함께 움직이지만 공동체 의식이 아닌 이익 추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결집력이 없고 쉽게 와해되는 속성이 있다.

같은 목적에 의해 단체로 행동하지만 목적에 자신의 이익이 포함되지 않으면 곧바로 단체에서 이탈을 하고 동일한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익배분에 차이가 나면 집단 내의 갈등이 곧바로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것이 집단이기주의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기주의는 확대될수록 그들의 목적이 변화되는 특성이 있는데 이기주의의 목적인 이익에 문제가 발생하면 실질적인 목표가 달라지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부정적 행동으로 표출되는 경향도 있다.

주목해야 할 문제는 이기주의는 단기적 목적에만 집착을 하고 근시안적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사회의 근본적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주장만 높아지는 현상이 강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의 경영 상태가 최악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직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원 복지를 주장하며 파업을 강행하는 행위는 대책 없는 혼란만을 일으키는 상황이며 회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사보타지(sabotage)와 다름이 없고 금지된 농약을 살포해 자신의 작물을 보기 좋게 재배하는 경우 또한 장기적으로 발생할 대규모 농장의 피해는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매출 증가를 위해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물질을 첨가해서 상품을 만드는 기업은 곧 드러날 사회적 파장은 고려하지 않는 자해행위와 동일한 것으로 단기적 이익에 눈이 먼 그릇된 경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집단이기주의는 정치권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국민을 위한다는 정책의 이면에는 권력유지를 위한 법안을 제정하고 새로운 정책이란 민생을 명분으로 한 정권 강화의 목적이 언제나 동반한다.

그러나 실리 없는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선심 정치가 등장하는데 국민을 위한다는 보여주기 식 정치는 다름 아닌 포퓰리즘이며 단기적 정책이 남발하지만 국민을 위한 장기적,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없는 정치 진영의 계략일 뿐 집권 세력의 이익이 철저히 계산된 정책들은 개인의 이기주의 성향과 동일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집단이기주의의 실체는 공개되지 않아야 국민 여론의 공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시기에 맞는 변화를 통해 집권당의 이익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정치 세력의 고질적인 이기주의이다.

2021년 12월에 개봉한 영화 돈 룩업(Don't look up)은 메릴 스트립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출연만으로도 관심과 화제가 집중되는 영화로 천문학 박사 렌들 민디로 출연한 디카프리오는 자신의 제자이자 박사 수료 과정을 밟는 케이트 역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가 지구로 돌진하는 거대한 혜성을 발견한다.

정확히 6개월 후 지구와 충돌하는 정확한 계산을 한 민디 박사와 케이트는 지구가 멸망할 수 있는 위기 소식을 나사(NASA)의 책임 과학자에게 알리고 백악관으로 급하게 향한다.

미국 대통령 올리언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은 민디 박사와 케이트가 직접 보고한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위기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구의 궤도로 진입한 거대한 혜성의 위기 사실을 언론에 알리기로 작정한 민디 박사와 케이트는 유명한 토크쇼에 직접 출연해 혜성의 충돌 위기를 설명하지만 안전불감증에 적응된 진행자들의 반응은 문제의 심각성을 유머러스하게 해석을 하며 시청률만 의식한 진행을 한다.

참다못한 케이트가 방송 도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해 직설적인 막말 발언을 하고 FBI에 의해 국가기밀 누설죄라는 죄명으로 케이트는 조사를 받게 된다.

방영된 토크쇼에서 인기가 급상승한 렌들 민디 박사를 백악관에서 다시 부르고 올리언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인기를 위해 렌들 민디 박사를 출연시키고 방송을 통해 추락한 자신의 지지도를 회복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던 혜성의 위험을 정치적 수단으로 내세워 지구의 재난 위기를 대규모 쇼로 제작한다.

핵미사일을 발사해 혜성의 진입 궤도를 바꾸려는 사상 최대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올리언 대통령은 인기 여론을 의식해 토크쇼를 통해 인기를 얻은 렌들 민디 박사를 위기사태를 책임지는 백악관 수석으로 임명한 후 모든 프로젝트의 지휘를 맡기고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은 실시간 대형 쇼로 제작 방송을 한다.

카운트다운을 하고 핵무기를 탑재한 로켓들이 발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로켓이 회항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계획을 달리하여 로켓을 회항시킨 이유는 올리언 대통령과 세계 최고의 기업가 피터 이셔웰과의 모종의 거래 때문이었고 대통령과 기업가가 비밀리에 계획한 내용은 지구로 돌진하는 혜성은 엄청난 천연 광물로 구성된 행성이어서 파괴하지 않고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혜성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서 폭파한 후 태평양으로 추락시키고 혜성 조각을 수거하여 자원화하면 16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획이었다.

혜성을 발견하고 궤도를 바꾸려는 모든 프로젝트의 주인공 렌들 민디 박사를 제외하고 갑자기 바뀐 혜성의 위기사태 프로그램의 전문가 입장으로 다시 토크쇼에 출연한 렌들 민디 박사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실상을 설명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두 MC에게 격분한 상황에서 욕을 내뱉고 흥분한 상태로 올리언 미국 대통령을 사이코패스라 부르며 인류의 위기 상황의 심각성을 절규한다.

케이트에 이어 FBI의 조사를 받게 된 민디 박사는 모든 직책에서 팽 당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기업가 피터 이셔웰의 첨단 계획에 희망을 걸며 관망을 하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느새 6개월의 시간은 끝이 나고 모든 인류가 지구 궤도 안으로 진입한 혜성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지구 가까이 진입한 혜성과의 충돌이 임박한 것이다.

대통령과 기업가의 계획 프로그램이 실행되며 백악관 모든 고위층과 과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인류의 희망은 실황으로 중계되는데 로켓 발사에서부터 실패가 거듭되고 급기야 올리언 대통령과 기업가 피터 이셔웰의 프로젝트는 무참한 실패로 끝이 난다.

급하게 자리를 피한 기업가와 대통령은 준비된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탈출하고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으로 떠난다.

렌들 민디 박사와 케이트, 함께 일을 진행했던 나사(NASA)의 과학자는 렌들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주님께 기도를 올리고 최후의 만찬을 즐기면서 지구의 파괴와 함께 인류의 종말을 맞는다.

코미디 장르로 제작된 영화지만 결코 흥미 있는 영화로만 볼 수 없는 시사성이 짙고 세계 각 분야에 창궐한 이기주의의 대표적 표본을 드라마로 연출한 영화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의 모습을 실종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모습을 안전불감증의 각도로 초점을 맞춰 그려낸다.

자신의 일 외에는 무관심한 이기주의적 사회상을 나타낸 주제는 SNS를 통해 접하는 위기상황을 조소와 비난으로 대응하는 대중의 모습에서 현세대의 의식구조를 해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스토리이다.

심각한 내용이지만 황당한 연출로 흥미롭게 진행되면서 명확한 위기의 사실에도 이분법적 논란이 넘쳐난다.

위급한 현실을 외면하는 다수의 모습은 무엇이 중요하고 뭐가 우선인지 조차 분간을 못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나타낸 것이고 인터넷 사회, SNS 세대의 모습을 정치적 양면으로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전개는 자본주의의 시대 상황과 함께 언론도 정치도 경제적 이익만이 결과로 귀결되지만 마지막 판단은 언제나 돈과 권력의 선택에 따라 집행되는 정책에 묵묵히 순응해야 하는 일반 국민의 모습을 “올려 보지 마.”로 해석되는 Don’t look up.이라는 영화의 제목을 통해 전달한다.

여기서 Don’t look up 은 혜성이 진입하는 하늘을 올려보지 말라는 영화의 내용으로 생각하지만 “눈 깔아. 어디를 쳐다봐.”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명령어로 이해할 수 있으며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던 상관하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하라는 정권의 모순을 나타낸 제목이기도 하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스캔들로 하락한 대통령의 지지율을 지구의 위기 상황을 이용해 만회하려는 황당무계한 정치인의 속내를 메릴 스트립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 방역을 적나라하게 비판한 은유로 관객들은 해석할 것이다.

무엇이든 부정적인 행동은 과정이나 목적이 타당할 수 없기 때문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기주의는 명확한 사회의 악행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많고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통해 완성한 공동체이며 우리네 세상은 순리와 질서가 맥을 이루는 삶의 현장이다.

그러므로 이기주의는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고 자연과 역사가 만든 순리를 역행하는 행동으로 한 치의 합리화도 불가능한 모든 사회의 적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이익은 사회의 공동 영역 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생명을 유지하듯 이미 형성된 긍정의 기류를 역행하는 모든 행위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자멸 행위임을 어떤 상황에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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