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ul Jul 01. 2022

대한민국 최초의 나토 정상회담

다자외교의 데뷔

과거의 외교가 안보 중심이었다면 현대의 외교는 경제 중심의 외교이다.

그러나 현시대 자본주의의 경제가치가 아무리 모든 것을 대변한다 해도 국가의 안보 없이 결코 경제는 존립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서방 선진국은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계속하자 이에 푸틴은 에너지를 무기화하며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하는 유럽의 에너지 공급에 족쇄를 채우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시기에 세계 경제가 고전을 겪는 상황에서 벌어진 재앙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유가상승과 곡물 시장의 교란은 불과 넉 달의 기간 만에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이며 세계 경제에 혼란을 일으켰다.  

세계 뉴스를 장식하는 나토 관련 기사가 끊이지 않고 푸틴이 이번 전쟁의 원인을 나토의 러시아에 대한 위협으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초로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향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는 1948년 구소련의 세력 확대와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주축으로 유럽 연합이 결성한 군사동맹이고 1949년 창설 당시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다섯 나라가 맺은 브뤼셀 조약을 모체로 1949년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노르웨이 등 12개국이 회원국으로 창설했으며 나토 헌장에서는 유럽이나 북미에 있는 나토 회원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모든 회원국에 대한 침략 행위로 간주하고 집단적 방위 권한을 행사하여 공격을 받는 국가를 상호 원조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핵심으로 연합된 군사협력 국제연맹이며 2022년 현재 나토 회원국은 총 32개국이다.

전쟁의 원인을 나토의 러시아에 대한 위협으로 주장하는 푸틴의 명분을  짚어 보면 1949년 미국을 주축으로 서방 국가가 나토를 창설하자 소련은 1955년 나토에 대응하기 위해 바르샤바 조약기구 WTO(Warsaw Treaty Organizaion) 소련권 군사동맹을 결성한다.

당시 WTO에 가입한 나라는 소련, 폴란드, 동독,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등 공산주의 이념 체제의 8개국이었다.

1990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에 의해 추진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으로 동구권 국가들은 공산주의 체재를 포기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였으며 공산주의였던 동독도 민주화에 합류를 하고 1990년 10월 3일 독일은 41년 만에 역사적인 통일을 하게 된다.

동서독 붕괴 이후 1990년 당시 동, 서독 대표와 미국, 영국, 소련, 프랑스가 모여 독일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에서 나토는 더 이상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구두로 소련 측에게 전달한다.

다음 해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사회주의가 무너지자 자연히 바르샤바 조약 WTO도 해체되면서 WTO에 가입했던 동유럽 국가들은 나토에 가입하기 시작했고 우크라이나도 나토에 가입을 희망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게 경제제재를 시작했으며 우크라이나는 핵보유국이었지만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안보 보장과 경제 지원을 받는 대가로 핵을 포기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야누코비치가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금융지원을 약속한 러시아로 돌아서자 2013년 유로마이단 시위가 일어났지만 시위는 과격화되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자 우크라이나 의회의 가결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탄핵되고 러시아로 도망친다.

이후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서지만 유로마이단 시위는 크림 반도 합병과 돈바스 내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크림 반도는 러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겨울에도 얼지 않는 연안과 항구가 있어 흑해를 통해 지중해와 대서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며 러시아의 가스관이 연결된 통로이다.

크림 반도는 원래 러시아의 영토였으나 구소련 시절 우크라이나 영토로 귀속이 되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전부터 크림 반도를 되찾고 싶어 했으며 크림 반도는 러시아인 58%와 우크라이나인 24%가 살고 있었다.

푸틴은 이러한 인구 비율을 이용해 흑해 함대의 관할권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한다.

그러나 유럽연합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크림 반도의 러시아 합병을 인정하지 않았다.

크림 반도를 차지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토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으며 결국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켰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나토에서 직접 전쟁에 참전은 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는 유럽 국가들이 나토 회원국이다.

사실 이번 전쟁은 명백한 푸틴의 제국주의의 야욕으로 일으킨 침략전쟁이지만 계속해서 나토에게 전쟁의 원인을 전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1990년 독일의 장벽이 무너지던 당시 이른바 2+4 회담으로 불리는 동, 서독과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이 모인 자리에서 나토는 유럽에서 더 이상 소련 국경 동쪽으로 동진하지 않겠다는 구두로 합의한 회담 내용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사에서의 모든 회담 내용은 기록과 합의서가 남는 법이지만 당시 2+4 회담은 구두 약속이었을 뿐 각국 대표가 서명한 합의서는 없었다.

그러나 푸틴은 자신이 일으킨 21세기의 침략 전쟁을 계속해서 나토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담에 대하여 중국이 격양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지금 나토 정상회담 방문 시점에 대하여 국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친북정책에 지나칠 정도로 치중을 하며 친중 노선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그 결과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소원해졌으며 일본과의 국제 관계는 단절되었다,

그로 인한 원자재 수급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일본에서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공급이 막혀 울산 현대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의 친북정책에 힘을 실어 준 트럼프의 대북정책도 실패로 끝났고 미국 대통령 선거 때부터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비난하며 김정은을 Hoodlum(불량배, 깡패)이라 비하했던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국의 외교 노선은 급선회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무역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태에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설마 하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함에 따라 반 러시아 정책을 주도하는 미국의 경제 상황도 국제 유가의 급등으로 인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나토는 국제 테러 문제에 무게를 두었고 미국은 2021년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

미국은 오랜 기간의 전쟁으로도 더 이상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주의를 지킬 희망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사실 장기간 지속되는 전쟁이란 어느 나라이든 엄청나게 쏟아붓는 나랏돈을 감당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나토는 전략적 파트너였던 러시아를 나토 동맹의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 규정했고 나토에서 언급조차 없었던 중국을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하는 위험이라 규정하며 중국은 군사력을 공개하지 않고 증강하고 있으며 세계적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정치, 경제, 군사적 도구를 활용하는데 이는 나토 동맹의 안보에 해가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공식적으로 나토가 이념적으로 선을 긋고 도발적으로 맞서는 것을 중단하라고 발표하면서 냉전적 사고를 포기하고 중국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를 중지하고 도발적 언사를 금지하라고 대응했다.

그리고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이번 나토 회담에 참석한 한국과 일본을 향해 지역과 분야를 넘어 나토가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협력하고 중국 봉쇄에 참여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안보와 경제에 손해를 볼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원래 나토는 구소련을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이 조직된 군사 동맹이었으나 이번 회담을 통해 처음으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나토의 입장은 민주주의 연맹이 지역을 초월한 안보 강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 인도, 태평양까지 포괄적인 영향력을 나토가 확대한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나토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전 세계가 두 진영으로 나누어지는 신 냉전의 시대로 돌입했다는 것이며 새로운 전략 개념이 과거 냉전의 종식 이후 러시아와 중국을 바라보는 나토의 시야가 변화된 것으로 군사 동맹이었던 나토가 정치, 경제의 영역으로 신전략의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첫 나토 회담의 성과는 다자외교의 성공적 국제무대의 데뷔로 평가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에 이번 한국의 참석을 통해 앞으로 미국의 동맹국들과 역할을 함께 한다는 의미이며 짧았던 회담이었지만 5년 만에 한, 미, 일 3개국이 한 자리에서 다시 만났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나토가 국제 테러 문제에서 러시아의 팽창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사실을 주목해야 하며 괄목할만한 변화는 중립국이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의 움직임을 보이는 사실로 이와 같은 변화의 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문제와 식량 공급의 막대한 차질이 일어나는 사태가 중립국이라 해서 안전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입장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국가의 안보가 무너지면 경제도 함께 무너지는 현실에 중점을 둔 중립국의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게 된 배경은 한국은 경제 서열 세계 11위의 선진국이고 세계 6위의 국방력을 보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나토가 한국에 손을 내미는 것은 당연한 국제 사회의 반응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은 지구 상에서 유일한 분단국이며 현재 북한은 핵 문제로 UN의 제재국인 동시에 나토의 위협이 되는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 관계이며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근접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나라이다.

한국인에게 나토(NATO)는 국제 뉴스에서나 듣게 되는 유럽연맹이고 한국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먼 나라의 군사동맹으로만 알고 있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었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최초로 참석하는 나토 정상회담과 함께 부각되는 국제연맹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는 가치 공유를 함께 하는 국가 간의 외교만이 필요한 시대이므로 극과 극에 위치한 나라일지라도 이익을 공유한다면 친밀한 외교는 당연히 가능한 것이며 브렉시트(brexit)를 선언하고 유럽연합 EU을 탈퇴한 영국의 입장에서 알 수 있듯 오늘날의 외교는 지정학적 위치로 근접한 국제 관계보다는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변화가 언제나 가능한 추세로 변모한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정치적, 군사적 협력 관계가 형성이 되면 자연스럽게 경제 교류는 이뤄지는 것이고 나토와의 관계에 물꼬를 트는 것만으로도 이번 나토 정상회담의 성과는 한국에게 실익이 매우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와 향후 전쟁이 끝난 뒤 러시아의 외교 관계에 적절한 대처 전략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토와의 관계로 활발하던 중국과의 경제 교류는 물론 러시아와의 무역 관계에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가장 우려해야 할 사안은 나토에 참여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에게 등을 지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세계의 역사를 통해 국가 간의 동맹은 국가 간의 이익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법이고 과거의 적군이 오늘의 아군이 되는 관계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했지만 근대사에서 지속되었던 가장 평화로운 시기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였다.

핵무기로 무장한 두 나라의 도발은 곧 지구의  멸망이었기 때문이다.

가톨릭 국가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신의 특별한 축복이 대한민국에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작가의 이전글 치솟는 물가 어떻게 잡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