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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고한 할배의 만용

트럼프의 관세 전쟁

by Paul

트럼프의 자국을 위한 관세 정책이 도를 넘어도 너무 넘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그의 슬로건으로 전 세계와의 무역전쟁을 감행했지만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반미 정서를 형성하는 국제 위기를 만들고 있으며
특히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우방국들에게도 관세 폭탄을 날리면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에 84%에 상호관세 34%, 보복관세를 자그마치 50%를 추가하고 캄보디아 49%, 베트남 46%, 대만 32%, 인도 26%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현대 정의선 회장이 31조 원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 본토에 현대 제철 철강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를 백악관에서 했음에도 한국에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일본 24%, 유럽 연합에 2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차후 협의를 통해 관세 조율을 할 것이라는 백악관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지만 트럼프의 대외 정책은 미국에 이익이 없다면 별다른 변동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트럼프 1기에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인 장본인은 중국에는 정권 2기 때에도 계속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1기 중국 관세 정책에는 강한 보복이 없었던 중국도 이번에는 강경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으며 중국의 6가지 보복 방안은

1. 미국 농산물 관세 대폭인상
2. 미국 가금류 수입중단
3. 팬터닐(합성마약) 미중협력 중단
4. 서비스 영역 미국회사 활동제한
5. 중국 내 미국기업 지식재산권 조사
6. 할리우드 영화 수입금지 등을 내세워 트럼프에게 대응할 것이라 발표를 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미국인들이 자주 구매하는 중국산 저가 상품까지 관세를 매길 것이라 발표를 했다.
사실 중국은 13년째 제조업 세계 1위를 달리는 국가이며 중국 공장에서 제조하는 제품의 양은 세계 공산품의 1/3이나 된다.
중국은 경제를 위해서 공장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 기후변화위원회(IPCC)에서 맹비난을 받은 적이 있는 나라이다.

알뜰하기로 유명한 미국인은 테무나 알리 등 저가 쇼핑몰 회원이 엄청난데 미국인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바이든 정권에서는 중국산 제품도 200불 이하는 면세였고 중국 제품은 800불 이상만 관세를 부과했으나 트럼프 집권 이후 모든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예를 들어 800불 이상 상품에 30%의 관세를 부과를 하면 미국 시민이 800불짜리 물건을 살 때 그냥 24불을 더 내야 하는 셈이고 세계적인 미국의 유통 업체 월마트는 제품 60%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시민들이 관세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것이며 그동안 보수당을 지지했던 미국인들도 트럼프에게 등을 돌릴 확률이 높다.
자세히 보면 다른 나라와는 협상을 하겠다는 미국이 중국에는 강한 공격을 하는 트럼프의 속내는 사실 위안화 환율을 하락시키려는 목적이 있고 이미 가치가 떨어진 위안화 환율을 더 떨어트려 어느 정도의 중국의 관세 충격을 완화시킬 의도로 보인다.
또한 중국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을 원래부터 용납하지 않았던 보수당 앵글로섹슨계 대통령으로서 1기 집권 때도 중국을 강하게 견제했던 트럼프의 정책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얼핏 보기에 트럼프는 단순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의 속내는 가늠이 불가능한 인물이다.
부자 아버지를 만난 덕에 어릴 때부터 사업을 배웠다고 말하는 그는 아버지와 월세를 받으러 다니면서 인생을 배웠다고 자주 말했으며 정치 역시 비즈니스 개념으로 질주하고 있다.
그의 대외 정책들을 짚어 보자면 Get something give something(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게 있다)의 사업 철학이 대외 정책에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즉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겠다는 그의 정책은 미군이 주둔하는 동맹국에 방위비를 더 걷어내겠다는 계획을 실예로 들 수 있으며 미국에서 반도체와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를 바이든 정부 때와 같이 하고 있지만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투자 규모 즉 얼마를 미국에 투자하는지에 따라 혜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때부터 "관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다."로 시작해 미국에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길은 관세를 높이는 방법뿐이라고 했고 관세만 높여도 미국의 재정 적자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선거 공약 때도 반복했던 인물이다.
즉 정치도 외교도 장사 속으로 계산하겠다는 그의 사고는 부동산업으로 성공한 비즈니스 철학이 깊게 묻어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란 돈 놓고 돈 먹는 사업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고 특히 강대국의 정치는 곧바로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지난달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세계가 보았듯이 종전 협상을 논의하면서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전쟁은 2주도 안 돼 우크라이나가 패배했을 것이라는 강자의 거만을 떨었고 종전 협상의 대가로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희토류 50% 보장을 요구했다.
그 회담을 시청했던 세계인은 누구나 "까라면 까지. 어디 와서 눈 부라리고 대들어!"라는 트럼프의 반응을 그대로 느꼈을 것이다.
지난번 필자가 올린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트럼프]에서는 트럼프가 자국의 번영을 꾀하는 국가 원수로서의 행보는 당연하다고 미국인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그의 정책을 평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점차 그의 관세 정책은 세계 경제의 질서를 무너뜨려는 광란으로 비쳤으며 미국뿐 아니라 우방국에게 까지 극심한 피해를 끼칠 위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안 그래도 21세기에 전쟁이 두 나라에서 발발하여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비상이고 이스라엘 전쟁은 주변국과 이란까지 참전하고 있는 초긴장인 상태에서 관세를 무기 삼아 트럼프는 세계 경제에 선전포고를 하는 광인의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미국 주가가 떨어져도 꿈쩍도 안 하는 트럼프가 돌연 4월 9일 백악관에서 갑자기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4월 8일 저녁 시간에 대표적인 보수 채널 FOX에서 상원의원과 몇몇 경제 전문가가 출연해서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실질적인 우려를 토론했고 이번 관세 정책으로 미국에 직접적인 손실과 피해를 논의하는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 있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다음날 4월 9일 백악관에서 90일 관세 유예 발표를 했지만 진짜 트럼프의 근심은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는데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국채란 자국에서 발행하고 외국에서 돈을 빌려 나라 살림을 하는 국가의 채권이며 세계의 큰 손들은 주식 보다 국채에 투자를 해서 안정적인 이윤을 보며 부를 쌓는다.
그러니까 세계의 뭉칫돈은 국채로 몰린다는 것인데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현실화되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국채 가격이 내려가면 대통령은 이자를 더 주고 국채를 팔아야 한다.

국채 가치가 내려가면 국채를 산 큰 손들은 현금을 내놓던지 이자를 올리라고 압박을 한다.
이 국채 이자가 올라가면 대표적으로 미국 시민이 집 살 때 빌리는 대출금의 이자와 자동차 할부로 살 때 내는 대출금 이자도 함께 오르는 실질 국가 경제 지표가 되는 것이 국채 이자이다.
트럼프 계획에는 관세로 돈을 벌어 볼 속셈이었지만 예상 못했던 국채 가격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다급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고 이와 같은 우려는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릭도 밝힌 바 있다.
미국이 국채 이자를 올려서 돈을 빌리게 되면 1차로 미국 시민의 대출 이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그러면 미국 경제는 침체로 빠지기 때문에 이쯤 해서 완고한 미국 할배께서는 객기를 그만 부리실 때가 됐다.
집권하자마자 강대국 미국의 슈퍼 파워는 이미 보여 줄 만큼 실컷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트럼프는 광란의 관세 행보를 멈춰야 한다.

이처럼 빚이란 무서운 것이며 이자 부담은 부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또 큰 위험이다.
우리나라도 국가 빚이 자그마치 2,200조가 넘는 현실에서 긴축재정을 강행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파면당했지만 민주당이든 국민의 힘이든 나라 살림 잘하는 훌륭한 애국자가 새 정권의 원수가 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랄 뿐이고 선거 공약에서 복지금 더 주고 국민 지원금 몇 십만원 주겠다는 포퓰리스트는 나라 팔아먹을 인간이라 생각하고 한 표도 줘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트럼프도 멈춰 선 이자 부담은 한 나라를 파멸로 이끌 뿐 아니라 가까이 가계 부채도 집안 말아먹는 암적인 존재라는 걸 우리 국민들은 실감해야 한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나라가 살아야 가정도 산다는 단순한 진리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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