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민주주의의 투사

자유민주주의

by Paul

지난 10월 10일 노벨 위원회는 베네수엘라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노벨상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철강업체를 경영하는 부유한 가정의 네 딸 중 첫째로 태어났고 올해 57세로 1967년 생이다.
마차도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의 부정부패에 맞서 시민운동을 주도하고 2002년 투표 감시 단체 '수마테'를 설립했으며 2010년 국회회원에 당선된 투사로 베네수엘라 역사상 최다 득표라는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하지만 2014년 마두로 독재 정권에 의해 국회의원에서 재명 됐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면서 2014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지만 베네수엘라 대법원에서 15년간 공직 피선거권을 박탈하고 대통령 후보직을 무산시켰다.
그 후 시위를 하다 체포된 후 석방됐는데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들은 해외로 도피했지만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내 조국 베네수엘라를 떠나지 않고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은신 중이기 때문에 노르웨이에 가서 수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자가 여러 번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올린 독재자 우고 차베스는 사망 전 "가난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빈민들에게 권력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생을 마쳤다.
미녀가 많은 나라로 수많은 미스 월드를 배출한 베네수엘라는 한 때 세계 경제 서열 3위를 기록할 정도의 석유 강국이었으나 포퓰리즘의 제왕, 독재자 차베스의 정권에 의해 풍부한 매장량의 산유국임에도 나라는 거지 꼴로 전략하였고 경제는 초토화 상태이며 국민들은 먹을 것과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지경으로 만들었다.
그의 정책들을 짚어 보면

1. 언론장악
2. 차베스 팬덤(Fandom) 결성
3. 사법부, 행정부를 장악
4. 반기업, 반시장 정책
5. 생필품 가격 인하
6. 공립 무상고등교육
7. 무상의료 정책
8. 기업의 국유화
10. 세금 폭탄

누가 봐도 나라 말아먹는 독재 정책을 강행했지만 그나마 오일 머니로 차베스 정권은 포퓰리즘을 실시할 수 있었으나 실상은 속 빈 강정과 같은 정책만 남발하다 병환으로 사망한 독재자이다.

2007년 차베스는 언론장악의 일환으로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방송국을 폐쇄했는데 이 사건이 화근이 되어 대규모 학생 시위가 일어났고 이때 시위의 지도자였던 '후안 과이도'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국회의원이 되었고 차베스 정권이 자기들 좋자고 이상하게 만든 법 시스템에 따라 초선도 국회의장이 될 수 있다는 법안 때문에 오히려 국회의장까지 진출하게 된다.
정국이 혼란한 시기에 2019년 1월 국회의장인 후안 과이도는 자신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하고 마두로를 정권 찬탈자로 규정했다.
당시 트럼프와 UN, 서방국가들이 과이도를 지지했고 트럼프 1기 정 때 후안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실상 한나라에 두 명의 대통령이 존재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군부 대부분이 니콜라스 마두로를 지지했고 후안 과이도의 봉기를 반대한 국민들이 더 많았다.
결국 트럼프가 인정했던 쿠데타는 실패했고 행방이 묘연해진 과이도는 비밀리에 반 정부 집단의 수장으로 활동한다는 소문만 무성했었다.
설상가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금지되자 대체 원유가 필요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마두로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고 그로 인해 2022년 2월 임시정부는 해산되고 후안 과이도는 임시 대통령직을 내려놓게 된다.
이듬해 2023년 후안 과이도는 미국으로 망명하고 현재 플로리다 인터내셔널 대학교의 객원 교수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서방 국가의 지지만 믿고 군부를 포섭하지 못한 과이도의 실책으로 임시정부를 수립하지 못한 베네수엘라는 마두로의 장기 집권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어 버스기사 출신 베네수엘라의 현직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는 차베스의 강력한 측근으로 차베스가 부통령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차베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망하자 베네수엘라의 헌법에 따라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했지만 공식적인 대통령이 되려면 선거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야당 후보 에드문도 곤잘레스와 마두로의 표 차이가 1.5%의 아슬아슬한 결과로 마두로가 승리했다.
야권은 선관위의 발표가 출구 조사와 일치하지 않았고 부정선거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발표하자 곧바로 부정선거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사실 마두로는 장관, 국회의장 시절에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인기 있는 정치인은 아니었으며 버스기사 조합과 일부 노동자를 제외하면 지지하는 세력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는 부정선거 시위와 논란 때문에 상당수 서방 국가들은 당시 베네수엘라의 선거를 최악의 부정선거로 일축했다.
특히 미국과 UN은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마두로는 즉각 미국과의 국교를 단절했다.
아무튼 마두로는 2025년 3선 임기가 시작되자 18년간 재임이라는 장기 집권을 하게 된다.
마두로는 차베스와 같은 노선을 따라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 정권을 계승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산유국인 만큼 오일 머니가 없다면 경제가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비싼 석유 가격 덕택에 국내 석유제품의 무상 제공, 전력, 통신, 수도등을 저렴하게 공급했고 서민 경제 지원 등의 정책을 펴고 심지어 카리브해 인근 주변 국가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유가 하락과 생산 감소에 외환보유고까지 감소함에 따라 물가 부족과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는 위기 상태를 겪고 있다.
특히 식량 부족이 계속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체중 감소 현상이 심해지자 이를 두고 마두로 다이어트(Maduro Diet)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마두로 정권은 경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화폐 개혁과 경제회복 프로그램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화폐개혁 이후 물가만 상승하는 결과만 낳았다.
가장 큰 고질적인 경제의 장애는 군 수뇌부와 고위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이다.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의 마약 운반선을 폭격하는 장면을 공개하고 군사적인 압박을 강화했다.
카리브해 인근에 핵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미사일 순양함 등 10여 척의 군함을 주둔시키고 인근 푸에토리코에도 전투기와 병력을 증강했다.
마두로를 마약 카르텔 배후로 규정하고 마두로 대통령에게 현상금 5,000만 달러를 내걸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마약 카르텔 소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남미 대표 좌파 마두로 대통령을 갈아 치우려는 트럼프의 목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가 집권한 후 여러 전쟁이 종전되었고 세계 평화에 크나큰 기여를 한 만큼 올해 노벨 평화상은 내가 받아야 한다."라고 대놓고 방송마다 강조했던 트럼프의 노벨상 꿈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되었고 얼마 전 마약 운반선을 폭격했던 베네수엘라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영예의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되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노벨 평화상 지명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정권의 부정부패와 부정선거 시위를 주도하고 2002년 투표 감시 단체인 수마테를 결성했는데 베네수엘라 대선 투표에 사용된 투표기계가 베네수엘라의 스마트매틱(smartmatic) 기업에서 만든 투표 시스템이며 각 나라마다 부정선거 논란이 있는 투표장에서 스마트매틱 자동투표 시스템이 사용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케냐, 콩고, 이라크, 키르기스스탄, 벨라루스, 필리핀등은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고 부정선거에 대한 폭동이 일어난 국가들인데 한결 같이 베네수엘라산 스마트매틱 전자투표 시스템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를 누르고 승리하자 트럼프는 몇 년째 부정선거였다고 같은 주장을 해마다 반복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시기에도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주장했다.

당시 자동 투표기계가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한 스마트매틱 시스템(smartmatic system)이었다는 사실이다.
2024년 조지아에서도 청년들의 주도로 친러시아를 반대하고 부정선거에 대한 대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다.
조지아의 실예를 살펴보면 2018년에 반러시아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라는 여성 대통령이 당선되자 2020년 러시아가 개입한 총선에서 부정선거를 통해 친러 성향의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장악하게 만들고 대통령제에서 내각제로 바꾼 후 대통령이 아닌 총리가 정권을 잡은 나라로 만들어 버렸다.
조지아 총선 투표에도 사용된 자동 투표 시스템은 스마트매틱이었다.
친러 정권인 조지아의 Z 세대의 주도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데 이어 지구 반대편 Z 세대들은 친중 정부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다.
네팔 정권이 청년들의 주도에 의해 붕괴되고 모로코, 페루,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은 먹고살기 힘들고 만연한 정권의 폭압에 시달리다 못해 결국은 민주화 운동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를 메웠고 친중 정권의 부정부패에 반기를 들었다.

자세히 보면 기성세대가 이끄는 시위가 아니라 젊은 20대가 주도한 민주화 운동이라는데 괄목할만한 특징이 있다.
원래 N 세대의 특징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합리적이므로 현실적 문제에서는 무척 논리적이다.
인터넷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젊은 세대는 당연히 인터넷을 통한 정보습득에는 국경이 없고 한계도 없다.
즉 학업 이외에 정보로 보고 배우는 지식은 많다는 것이며 비교의 가치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사실이다.
세계 각국의 뉴스를 통해 지구촌의 실상을 언제나 볼 수 있는 현실에서 억압을 참지 못해 거리로 나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아무리 통제와 감시로 국민들을 옭아맨다 한들 정치권의 비리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젊은 세대는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는 삶의 원동력이자 희망이다.
젊은 날은 언제나 밝아야 하고 젊은이들에게 기성세대의 빚을 떠넘겨도 절대 안 된다.

당리당략(黨利黨略)만 일삼는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기 위한 과정은 포퓰리즘을 통해 지지층을 만들고 온갖 감언이설(甘言利說)로 국민들을 현혹한 뒤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획득한다.

그다음에는 자기들의 배를 채우기에 혈안이 되어 정작 민심은 명분일 뿐이다.

그러나 부패한 독재 정권의 말로는 항상 비참했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한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행보에 신의 호를 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