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이익을 위한 도전
귀국 후, 석사 논문을 마칠 무렵 서울시 패션산업을 지원하는 분야의 인력을 채용하는 공공기관의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 동대문 패션 상권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서울시 패션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일을 한다면 서울시의 많은 예산으로 더 크게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도 최종 면접까지 통과해서 입사에 합격했다. 입사 후 첫 미션은 서울시 패션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하는 것이 이었다. 사회적 기업을 위해 준비했던 브랜드, 미남미녀 프로젝트를 간판 사업으로 기획했다.
서울 패션의 중심, 동대문 시장 주변에 위치한 봉제공장들은 열악한 작업환경, 낮은 급여, 불안한 근무 조건 속에서 어려움에 처해있다. 또한 부정적인 사회적인 인식으로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970년대 봉제산업의 주력이었던 인력은 어느새 60대 이상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청년들은 더 이상 봉제라는 일자리에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축적된 기술의 전수가 이루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구나 저가 패스트패션 브랜드와의 경쟁력을 잃고 동대문 시장은 몰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쇼핑몰의 공실율이 40%를 넘은 곳도 생기고 아예 문을 닫은 상가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동대문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패션산업이 위험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동대문 패션상권에 납품하고 있는 봉제공장들이 줄줄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차세대 봉제인력을 뜻하는 미싱 하는 남자, 미싱 하는 여자라는 말을 줄인 '미남미녀 프로젝트'는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를 위기에서 구출해 줄 기획에서 출발했다. 2000년 혜성처럼 나타나서 아낌없이 사랑받는 브랜드, 스타벅스는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해 냈다.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한다는 슬로건을 통해 고객들과 더욱 끈끈한 연결 고리를 만들고 있다. 바리스타라는 용어가 있기 전, 우리나라에서는 다방 레지라고 불렀다. 레지라는 말은 카운터에서 요금을 받는 사람이라는 레지스터를 줄인 일본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다방에서 손님을 접대하며 차를 나르는 여자라는 말을 바리스타라는 고급진 직업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미싱 하는 사람은 아름답다'라는 새로운 패로다임으로 바꾸고 싶었던 것이다.
미남미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할 스타들의 공간도 필요했다. 드림랩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창업과 취업에 필요한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혁신적인 공간에서 창의적인 패션제조 인력들을 육성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지만, 서울시의 예산을 통해 실현시킬 수 있었다. 또한, 일반 시민들도 쉽게 패션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공간이기도 했고, 누구나 미싱 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도 기획했다. 정신없이 일했고 미친 듯이 업무에 몰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