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삶과 비슷하구나
원두를 전동 그라인더에 넣고 머신용 굵기로 곱게 분쇄한다. 포터필터에 고운 원두 가루를 받아서 힘주어 탬핑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장착한다. 추출 버튼을 누르면 가늘고 검은 에스프레소 줄기가 귀여운 데미타세에 담긴다.
바스리타 교육 2회 차가 진행되었다.
오늘은 이론 교육을 빠르게 마치고 에스프레소 추출, 우유 스티밍, 라떼 만들기를 실습했다.
에스프레소는 추출 시간에 따라 리스트레토(짧은 추출 시간, 적은 양), 에스프레소(보통 추출 시간, 보통 양), 룽고(긴 추출 시간, 많은 양)로 만들어진다. 맛 또한 리스트레토는 산미가 있었고, 룽고는 부드러운 맛이 강했다.
우유 스티밍은 공기 주입의 정도에 따라 거품의 차이가 있어서 어려운 작업이었다.
데워진 우유를 에스프레소 샷이 담긴 잔에 섞어 라떼를 만들었다. 마지막 거품을 사용하여 간단한 모양까지 만드니 보기도 좋은 라떼가 완성되었다.
오늘 하루도 바쁜 일과를 마치고 30분 거리를 차로 이동하여 '바리스타 자격증반' 2회차 수업을 들었다. 퇴근 후 배움은 노력과 의지가 필요함을 다시금 느낀다. 처음 가졌던 각오는 지친 심신이 조금씩 흐리게 한다. 배움의 주제가 커피라 참 다행이다. 강사님의 배려로 커피를 마음껏 마시며 편하게 연수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했다.
처음에도 밝혔지만 내게 자격증은 크게, 아니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커피를 통해 사람과 삶을 알고자 했던 마음이 컸다. 긴 시간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 있으리라 생각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드는데, 30ml의 쓴 맛을 만드는데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그라인더의 분쇄도를 섬세하게 조절하고, 수평이 맞도록 적절한 힘을 가하여 탬핑한다.
적절한 물의 온도와 기압으로 세팅된 머신에서 시간을 확인하며 추출한다.
추출 시간에 따라 리스트레토, 에스프레소, 룽고의 세 가지 종류로 만들 수 있다.
원두가 생산되는 과정, 로스팅 과정, 추출 과정은 너무 다양하다. 지구상에 하나라도 같은 삶이 없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 거쳐온 삶을 통해 우리들 또한 다양한 맛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짧은 시간 추출하여 쓴 맛이 강해도 산미가 살아있는 리스트레토처럼, 긴 시간 추출하여 부드럽지만 넉넉한 양을 자랑하는 룽고처럼 우리 각자의 삶도 모든 부분이 상호 보완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느낀다.
에스프레소 샷과 우유를 섞어 라떼를 만든다.
짙은 검정에 백색이 조금씩 들어가니 부드러운 갈색으로 변해간다.
쓰고 강했던 에스프레소가, 늘 마셔서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우유의 맛이 고소함, 쌉싸름함, 부드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라떼가 되었다.
함께 살아감이 이런 걸까?
가정에서 부부가 되는 것.
직장에서 동료가 되는 것.
사회에서 친구가 되는 것.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나 잘 섞여 결국 조화로운 하나가 되는 것.
잘 맞지 않아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
참 많이 닮았다. 커피와 삶이.
내일부터 마시는 커피가 더욱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