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람으로 크게 행복하다
교사로 살아가며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다.
교직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몇 가지 정해진 행복의 상황들이 있다. 학생들이 잘 성장하여 인사하러 올 때, 내가 준비한 수업에 너무 재밌게 참여해 줄 때, 가르친 것보다 더 배울 때, 동료 교사들과 밥 먹고 차 마실 때(밖에서, 학교 안이면 덜하다), 학부모님으로부터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받았을 때, 방학식 날 등등.
많은 교사들의 행복한 순간은 비슷할 것이다.
난 여기에 이틀 전의 특별한 날을 추가하고 싶다
일주일 전, 갑작스레 같은 부서의 선생님께 메시지가 왔다. “부장님!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 안 하시죠? oo샘이랑 부장님 동네 놀러 갈게요.”
방학 중에도 학교 일로 출근이 잦은 내 스케줄을 확인하고 약속을 잡았다.
학기 중 휴가가 없어서 방학 중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데, 그것도 자녀들 돌보면서 여유도 없을 텐데 멀리 내가 사는 동네까지 온다니..감동이 밀려왔다.
맛있게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지난 1년의 직장 생활을 함께 회상했다. 즐거운 추억들이 참 많았고 행복했다. 교사는 일 년 단위의 삶이다. 매년 맡게 될 학년과 학생, 업무, 같이 일 할 동료가 다르기에 한 해가 어려웠을 수도, 행복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했다 말을 들으니 한 부서를 맡았던 내게는 더 없는 찬사라 생각됐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는 것을 초임 때 선배 교사로부터 배웠다. 지금도 명심하는 감사한 가르침이다. 이 생각을 늘 가슴에 새기고 교직생활에 임한다.
이제는 내 갈 길만 가는 입장이 아니다.
주변을 항상 둘러보고 어려움이 없는지 살피고, 도움이 필요하면 나서야 할 시기다. 쌓인 경험을 소중히 써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내가 선배들로부터 받은 감사한 것들을 나누어야 함을 항상 생각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뒤로하고 하루 8시간을 직장에서 보고 지낸, 개학하면 또 하루의 1/3을 함께 보낼 사람이 생각나서 와주었다는 것이 감동이다.
얼마 전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며 우리 가족의 선물을 챙겨 왔다. 점점 글이 자랑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어떡하지.. 자랑이라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다.
너무 좋아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느끼는 여러 행복 중
사람을 통한 행복이 너무도 큼을 다시금 깨닫는다.
오래 기억될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