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번째 푸른 봄
“할머니!! 할머니!! 어디 있어? 할머니!! 말숙 씨!! 대답해!!”
영순은 밤의 적막만이 내려앉은 골목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목 놓아 소리쳤다. 그러나 되돌아온 건 메아리뿐이었다. 밤늦은 시간에 시끄럽게 뭐 하냐는 짓이냐는 이웃집 타박 소리도 들려왔다. 그 어디에도 말숙은 없었다. 그 점이 영순은 불안했다. 말숙은 중증 치매 환자였다. 지금도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정처 없이 헤매고 다닐 게 뻔했다. 그럴수록 말숙을 찾는 건 더욱더 어려워질 터였다.
때마침 몇 시간이고 소리 지르며 뛰어다닌 탓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이마에선 땀이 비처럼 쏟아졌다. 영순은 인적 없는 골목길을 비틀거리며 걷다가 담벼락에 몸을 간신히 기댔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다가와 영순의 어깨를 감쌌다. 화들짝 놀란 영순은 돌아보았다. 금자가 따라 나온 상황이었다.
“이만큼 했으면 됐제. 내일 또 출근해야 헐 거 아녀. 인자 그만 들어가자잉.”
“할머니, 어떡해…. 지금 어딘지도 모르고 막 돌아다니고 있을 텐데….”
“경찰에 신고도 했응께, 어떻게든 찾을 거여. 너무 걱정 말고 들어가자잉.”
영순은 금자의 부축을 받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 분위기는 엉망진창이었다. 언제나 단정했던 필호의 머리가 다 헝클어져 있었다. 필호는 좀처럼 화를 삭이지 못하고 씩씩거리고 있었다.
“당신도 인자 너무 늦었응께, 얼른 들어가요잉.”
금자가 그런 필호에게 다가가며 걱정스럽다는 듯 어깨를 감싸며 잠잘 준비 하라고 채근했다. 그러나 필호는 신경질적으로 금자의 팔을 뿌리치며 화를 냈다.
“애초에 당신 때문이잖아! 당신이 대문만 안 열어놨어도 어머니가 집 밖으로 뛰쳐나갔겠어? 왜 이렇게 생각이 없어? 어머니 치매가 얼마나 심한지 알잖아! 대체 왜 그런 거야?”
“그거 고추 말리려꼬 그런 거였는디, 어매가 진짜 나갈 줄 알았겄어요? 나한테는 잠깐 화장실 간다 혔는디라요.”
“치매 걸린 노인네 말을 그대로 다 들어주면 어떡해? 그 정도 분간도 못 해? 그러니 이 사단을 만들지.”
“아니, 나는….”
“됐어! 이제 자네랑은 한 마디도 더 섞고 싶지 않아.”
억울함을 호소하려던 금자의 말을 필호는 돌아보지도 않고 차단해 버렸다. 그리고 자리를 옮겨 계단을 올라 이층 방으로 향했다. 필호는 딸이라는 이유로 중학교까지만 졸업해 배움이 짧은 아내 금자를 늘 무시하고는 했다. 금자는 설명을 더 하려고 해도 금세 귀를 닫아버리는 남편 때문에 홀로 속앓이를 했다.
영순도 무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쉬이 잠은 찾아오지 않았다. 행방불명이 된 말숙이 지금은 어디에서 정처 없이 헤맬지 걱정됐다. 분명히 처음은 답답한 집안을 벗어나 바깥으로 나갔으니 신이 났을 터였다. 하지만 이내 길을 잃고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절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에 더해 어린애나 마찬가지라 말숙은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몰라 더 혼자 힘겨워하고 있을 터였다.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이니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도 없었다. 경찰이 수색에 성공하거나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통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는데 일상적으로 켜둔 라디오에서 방송이 흘러나왔다.
“야심한 시각 잠 못 이룰 분들을 위해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곡을 하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작년에 발표한 ‘고귀한 선물’로 좋은 반응을 얻은 가수죠. 장은아 씨가 신곡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를 발표했습니다. 작사를 맡은 박건호 씨가 한겨울 명동 거리를 생각하며 지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노래를 듣다 보면 포근한 겨울 길이 생각나네요. 지금 들려드리겠습니다. 장은아의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그와 동시에 영순의 머릿속에서도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포근하고 정겨운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영순은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자 어린 영순이 말숙의 손을 잡고 골목 여기저기를 거니는 모습이 떠올랐다. 이미자 노래를 열심히 춤추면서 부르는 영순을 보고 손뼉 치면서 기뻐하는 말숙. 필호에게 혼나고 울음을 터뜨리는 영순을 말숙이 꼭 안아주면서 되려 도리여 필호를 다그치는 말숙. 광철, 춘재, 향미, 동오가 공부방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을 때 과일을 깎아 담은 접시를 내밀어 활짝 웃으면서 덕담하던 말숙.
그 모든 순간이 생경하게 눈앞을 스쳐갔다. 그런 할머니가 서서히 찾아온 치매로 주변의 모든 걸 잊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할머니가 남몰래 구해온 카세트로 아빠인 필호 몰래 최신 유행곡을 영순과 둘이서만 돌려 듣는 즐거운 시간도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 생각에 눈물을 흘리고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 아침이 됐다.
말숙이 두 발로 제 집을 박차고 나간 지도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 새 달라진 건 없었다. 경찰은 여전히 말숙이 어디 있는지 감을 잡지도 못했다. 집안 분위기는 말숙의 실종 이후로 더욱 고압적으로 변한 필호와 억울하게 항변하는 금자의 말싸움으로 조용할 겨를이 없었다. 이제 9월에 접어들면서 초가을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스쳤다. 그 새 영순의 얼굴도 수척해졌다. 말숙이 좋아하던 장소를 몇 번이고 다시 찾아가 봤지만 수확이 없었다. 말숙의 얼굴을 봤다는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일할 때는 손님들을 맞이해야 하는 만큼 웃는 얼굴을 유지했지만 영순은 틈만 나면 한숨을 내쉬었다. 뮤직박스에서 LP판을 갈러 온 춘재가 영순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걱정스레 다가가며 물었다.
“영순이 누님, 괜찮다요? 아직도 할머니 못 찾았당가?”
“응. 지금 어디 있는지 전혀 감도 안 잡혀. 이제 9월이라 날도 쌀쌀해질 테고 우리 할머니 추울 텐데….”
“오늘 아부지한테 얘기혀갖고 일 좀 빨리 끝내불고 우리 같이 찾아보자잉.”
춘재의 말에 영순의 두 눈엔 그렁그렁 물기가 차올랐다. 춘재는 할머니는 분명히 무사하실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며 그녀의 두 어깨를 두드렸다. 춘재는 내심 본인이 광철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일봉은 춘재의 부탁에 또 어딜 놀러 다니려고 일을 내빼냐고 버럭 화를 냈지만 오늘 하루만 이른 퇴근을 허락해 달라는 영순의 부탁에는 눈 감고 넘어갔다.
평소보다 다방 일을 마무리 짓고 나온 영순과 춘재는 광주극장 앞으로 향했다. 극장 주변에는 삼삼오오 무리 지어 다니는 사람들이 오고 갔다. 그 어디에도 말숙과 비슷한 인상의 사람은 없었다. 춘재는 한참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영순에게 물었다.
“영순이 누님, 근디 광주극장에는 와 왔다요?”
“할머니랑 같이 마지막 외출했을 때가 여기로 영화 보러 왔을 때거든. 혹시 여기서부터 집으로 가는 길을 되짚어보면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그 말에 일리가 있다며 춘재는 무릎을 ‘탁’ 쳤다. 두 사람은 광주극장 일대를 서성였지만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광주극장에서 영순의 집까지 나란히 발걸음을 옮겼다. 춘재는 진지하게 생각에 골몰해 있는 영순의 옆얼굴을 훔쳐보면서 계속해서 무언가 눈치를 봤다. 영순은 비틀거리거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것 같으면 춘재가 쏜살같이 영순을 받쳐주었다.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춘재는 제가 더 화들짝 놀라 영순에게서 떨어졌다.
영순은 춘재가 그러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그날 말숙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려고 기억했다. 혹시 단서가 될 만한 단어나 문장이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가는 길, 말숙은 평소보다 흥이 올라 주제가를 중얼거리며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금자는 그 옆에서 그 모습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았다. 영순은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하게 웃으면서 물어보았다.
“할머니, 그렇게 재밌었어?”
“응~그럼. 은하호 타고 휘잉휘잉 하늘을 훠이훠이 날잖아.”
영순은 걸어가다가 다리를 멈춰 세웠다. 대화 내용을 되짚어봐도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말숙을 찾을 수 있을지 도무지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맞은편에서 영순의 한숨 소리를 기타로 우습게 따라 치며 광철이 걸어왔다. 춘재는 때아닌 불청객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아따, 그만큼 한숨 허면 땅바닥에 구멍 나것다잉.”
“광철 오빠!”
“성님은 고기 안 팔고 또 와서 뭐 얼쩡거린다요잉?”
광철을 보고 영순의 얼굴에 꽃이 피자 춘재는 그게 못마땅한 듯 딴지를 걸었다. 광철은 그런 춘재를 보고 피식 웃더니 영순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할머님이 일주일째 안 들어오셨다 캤당께 걱정돼가꼬 와봤제. 영순이 니 속에야 제일 천불이 났을 거 아녀.”
영순이 그 말을 듣고 굳어졌을 때 저편에서 또 누군가 달음박질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향미와 동오가 나란히 뛰어오고 있었다.
“양영순, 니 아직도 할망구 못 찾았냐?”
“영순아, 경찰 쪽서 아직 아무 소식도 없디야?”
향미와 동오 모두 걱정스러운 눈초리였다. 두 사람은 영순과 거의 같이 나고 자란 골목 동무였다. 가족들끼리도 서로 집안 사정을 훤히 알고 있을 만큼 가까웠다. 영순의 집 공부방에서 함께 배우고 자란 세월만 해도 셀 수 없었다. 말숙의 실종은 향미와 동오에게도 친할머니가 없어진 거나 진배없었다.
“모, 몰라…. 어디로 갔는지… 전혀 모르겠어…. 어떻게 해…. 우리 할머니….”
향미와 동오 얼굴을 보자 영순은 저도 모르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러나저러나 영순을 가장 뼛속 깊이 이해해 줄 친구들은 향미와 동오였던 탓이다. 영순은 그 둘에게 안겨서 갓난아기 마냥 울었다. 그 모습을 본 광철과 춘재는 괜히 귓가를 긁적이거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쭈뼛거렸다.
“아, 질질 짜지만 말고 이 기집애야, 뭐 생각나는 거 없냐?”
“모르겠어…. 향미야…. 하, 할머니가 저번에 극장에서 만화영화 보고 난 이후로… 계속 은하호 타고… 하늘 날고 싶다고….”
“하늘을 날고 싶다고? 그거다!”
향미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눈을 번쩍 떴다. 그러면서 향미는 손가락으로 광주 시내를 감싸고 있는 무등산을 가리켰다. 순간 일행 모두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할망구가 하늘로 날고 싶다 혔잖여! 그러면 여기서 하늘 제일 가까운 데가 산 아니겠냐!”
“뭐? 저 넓은 산을 언제 다 찾아?”
“아니 그러면 딴 방도라도 있겠냐? 사람이 다섯이나 되는데, 조그만 할망구 하나 못 찾아 뿌냐? 가자잉!”
향미는 우물쭈물하는 다른 네 친구들을 답답해하며 직접 무등산으로 앞장섰다. 다섯 명은 우거진 산 등을 오르면서 목이 터져라 말순의 이름을 외쳤지만 별 수확은 없었다. 산등성이를 아무리 올라도 소용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자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향미는 그런 불만을 모두 차단하고 영순에게 바로 물었다.
“양영순! 그 할망구가 재밌게 봤다던 그 만화영화 이름 뭐였디야?”
“별나라 삼총사라고 호세, 땅딸이, 꺾달이가 모험하는 얘긴데.”
“할망구가 그 만화 노래만 불렀다카더라 아이가? 그거 무슨 노랜지 좀 알려주라.”
향미의 말에 영순은 별나라 삼총사 주제가를 친구들에게 모두 다 알려주었다. 향미는 다섯이 모두 주제가를 습득하자 다시 작전을 짜고 지시를 했다.
“잘 들어라, 얘들아. 모다 이 주제가 부르면서 할망구 찾아야 돼. 근데 할망구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별나라 오총사’ 라카고 해라. 우주에서 명령받고 말숙이 찾으러 왔다 하니. 알았지? 한 시간 지나도 아무도 못 찾으면 다시 여기로 모인다, 알제?”
다른 친구들 모두 별다른 묘수가 없었기에 향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흩어졌다. 무등산 곳곳에서 ‘별나라 삼총사’ 주제가를 목청껏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영순은 만화 주제가를 부르면서 어느 계곡 앞에 도착했다. 계곡 안에 사람이 있으리란 생각은 못해서 돌아서려던 찰나 누군가 저편에서 화답하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하, 할머니…!!”
영순은 혹시나 싶어 돌아봤다가 허리춤까지 차오른 계곡물속에서 신나게 방방 뛰며 노래 부르는 말숙을 보고 기겁했다. 영순은 서둘러 계곡물에 뛰어들며 말숙의 두 어깨를 부여잡았다.
“할머니! 여기서 뭐 해? 감기 걸리게! 어서 나가자!”
“싫어! 난 여기서 은하호 타고 갈 거야! 은하호 타고 하늘을 날 거야!”
영순이 말숙의 팔을 붙잡고 나가려고 하는데 말숙은 몸부림을 치며 버텼다. 말숙이 고집을 피우며 그 자리에서 움직이길 거부하자 영순이 힘을 써도 끌어내지 못했다.
“그깟 은하호가 뭐라고 그래! 집에 가자! 가족들이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 내 친구들까지 할머니 걱정돼서 여기까지 왔어! 우리 별나라 오총사가!”
“안 된다, 이년아! 은하호 타고 우주로 가서 우리 손녀딸 좋아하는 별 따줘야 한다!”
말숙이 던진 한 마디에 영순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영화를 보고 집에 가던 길에 영순이 은하호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이 좋았다는 말숙에게 영순은 장난스레 그럼 은하호 타고 가서 별 하나만 따다 달라고 부탁했던 게 생각났다. 그 말을 들은 말숙은 호탕하게 웃으며 할머니가 믿으라고 대답했다. 어느새 영순의 두 눈에는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눈물이 주룩 흘러내렸다.
“할머니…. 그런 거 필요 없어…. 별 없어도 돼…. 할머니가 나한텐 별이야….”
“안 된다! 이년아! 우리 손주한테 별 따다 줘야 한다.”
“할머니…. 이러지 마…. 집에 가자…. 제발….”
은하호를 타고 가야 한다며 우악스럽게 고집을 부리는 말숙을 껴안고 영순은 목 놓아 울었다. 그러다 이 소동을 들었는지 어느새 다른 친구들이 계곡으로 몰려왔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둘러싸자 말숙은 잔뜩 겁을 먹고 움츠러들었다.
“하, 할망구. 겁먹지 마이소, 나는 별나라 오총사 1호라요.”
광철이 그렇게 얼버무리며 말숙의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이어 춘재가 2호, 향미가 3호, 동오가 자신을 4호라고 소개했다. 영순은 졸지에 오총사의 막내가 됐다. 우주의 부름을 받고 왔다는 별나라 오총사의 말을 듣고 말숙은 조금 안심했다. 어느새 무당산을 감싸는 하늘이 밤이 되어 새까매진 채 별이 수없이 새겨져 있었다. 그중 별똥별 하나가 저편으로 떨어졌다.
“5호야, 저 봐라. 저기, 별똥별이다. 저거 주우면 우리 손녀가 좋아하겠지?”
“응…. 무척 좋아할 거야….”
“할미가 저 별 꼭 따간다카이… 전해달라이…”
말숙은 말끝을 흐리며 눈을 서서히 감고 영순의 두 팔 위에 힘없이 쓰러졌다. 얼마나 물속에 오래 있던 건지는 몰라도 말숙의 몸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깜짝 놀란 영순은 말숙의 몸을 몇 번이고 흔들며 일어나라고 소리 질렀다. 하지만 말숙은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그 자리에 있던 별나라 오총사 모두 직감했다. 말숙은 정말로 하늘의 별이 되어 우주로 갔다고.
★ DJ's Pick
장은아-이 거리를 기억하세요(1979년)
1978년 데뷔 음반 '고귀한 선물'을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장은아가 발표한 후속곡. 작사가인 박건호는 겨울 명동 거리를 상상하며 가사를 지었다고 한다. 제2의 박인희로 인기를 얻어가고 있던 장은아는 이 노래와 1980년에 발표한 결혼의 꿈이 잇따라 히트하며 KBS 2FM '젊은이의 노래'를 임백천과 함께 진행할 정도로 가수 외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