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rofessor Sunny
Nov 05. 2021
우리 세 자매는 언니와 나 사이 3살, 나와 동생 사이 6살 차이가 나는 고로, 동생과 언니는 9살 차이가 난다. 어릴 때부터 공정한 싸움이란 걸 할 수 없는 나이 차이였고, 또 우리 세 자매는 성격이 다 달라서 서로의 영역을 절대 건들지 않았다.
언니는 모든 것에 무심하나, 본인이 꽂힌 하나에만 몰두하는 스타일, 나는 밖으로 돌며 친구들과 제법 우악스럽게 흙 파고 노는 촌 아이 스타일, 동생은 키는 제일 큰데 소심이 스타일이었다.
커 갈수록 자매는 더 친구같이 되어가는데, 안 해도 될 쓸데없는 말까지 하고, 말할 때 과장도 엄청 넣어가며 큰 반응을 해주고, 그중 가장 큰 특징은 말할 때 간단한 욕은 서슴지 않는다는 거다.
40년이 넘는 관계 동안 우리끼리는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대화의 습관인데, 이걸 처음 본 남편의 반응은 “와- 너네 자매 왜 이렇게 쎄니?”
남편과의 대화에서 뿐만 아니라, 내가 편하게 생각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는 비교적 말이 세게 나가는 편인데, 나의 이 특유의 센 말투는, 특히 내가 친한 사람과 대화할 때 뿜어 나오는 재미 호르몬과 시너지를 발휘하여 최대치로 발현되기도 한다.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원래 이런 내가 괜찮은데, 나를 오늘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저 아줌마가 왜 저러지’ 할 수도 있겠다. 남편은 우스갯소리로 식당 하나 내자며, 이름은 “욕쟁이 김박사”를 추천해줬다.
코로나에 번아웃이 오면서 지난 6개월이 넘도록 에너지가 달려서 무기력하다가, 그래도 벗어나려고 이것저것 해보며 발버둥을 쳤더니, 나의 본래 에너지 패턴이 돌아오고 있음을 느낀다. 새로 태어난 나는 이제 고아한 말투로 대화하고 싶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