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의 빛

by 주엉쓰

문틈으로 빛이 들어온다.

내가 어젯밤 끄지 못한

복도 전등이다.


그 불빛이

내 방 안으로 스며든다.

작은 틈으로 들어온 빛이

지금 이 방에서 가장 밝은 존재다.


예전엔 그 빛이 싫었다.

자는 데 방해되니까.

아침이 된 것 같아서.

현실로 불러내는 것 같아서.


하지만 지금은…

그 빛을 끄지 않는다.

어쩌면

나 혼자 이 방에 있다는 걸

누군가 알아채줬으면 해서.


가끔 생각한다.

이 문이 열릴 일은 없을까.

아무 말 없이

누군가 들어와 주는 일.

물 한 컵 들고,

아무 질문 없이 앉아 있어주는 일.


하지만 이 방의 문은

한 번도 스스로 열린 적이 없다.


이불을 덮고

문틈을 바라보다

눈물이 났다.


그건 슬퍼서가 아니고,

감정이 많아서도 아니고,

그냥 너무 오래도록

문틈의 빛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빛은 매일 같았다.

나는 매일 달라졌다.

그게 조금은 서러웠다.


오늘도

문을 열진 못했다.

그저,

빛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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