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가지 마.
익숙한 듯 아득한 느낌의 캐롤,
번지는 듯 빛나는 트리의 조명.
보드라운 고양이의 반듯한 두 귀는
손 끝에 시원하게 닿고,
갓 내린 에스프레소 잔은
코 끝에 따뜻하게 향이 스며든다.
모든 것이 가라앉은 듯 조용하고
고요한 12월의 어느날, 새벽 1시.
이제 몸을 뉘어볼까, 싶다가도
숨쉬듯 흐르는 12월의 시간들이 아쉬워
잠들 수가 없다.
공기
빛
소리
향기
그리고 그리운
지난 시간들.
가만히 눈을 감고
12월의 지금을
고이 접는다.
우리집은 11월 20일 전후로 캐롤을 듣고 트리를 꺼낸다.
아이들이 잠들고 난 뒤, 거실에서 홀로 빛나는 트리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아주 순간적으로 나 혼자 우주에 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 고요한 정적에 휩싸이는 잠깐의 그 시간이 너무나 감사하다.
늘 아쉬운 12월. 오는 것도 아까운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