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귤 까먹으며 관전한 첫눈
창문을 활짝 열면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상쾌한 겨울냄새.
그런 겨울만의 냄새가 있다.
청량한 얼음같은 겨울의 내음, 찬 공기.
첫눈이 온다고 했다.
겨울이 되고 짧아진 해는
곧 푸근한 밤을 내어주고,
첫눈이 오던 밤엔
밤인듯 밤같지 않은 회색 밤이
하얀 눈과 함께 찾아왔다.
밤이 하얗다.
모두 넉넉하게 하얀 이불을 덮고있다.
회색빛 푸근한 첫눈의 밤을 그렇게
차곡차곡 내 눈에 개켜놓는다.
첫눈이 온다길래 '대설주의보'는 전혀 생각 못하고 아이들한테 "오늘 눈이 온대~~" 라고 얘기했다.
눈송이가 휘날릴때쯤 아이들이 귤을 찾았다.
귤껍질은 여기 접시에 담아둬, 해두고 나는 오며가며 눈이 내리는 걸 봤는데 어느새 나무도 건물도 차도 모두 허얘졌다. 하얀 눈이 까만 저녁을 중화시킨듯 풍경은 회색빛이었다. 그 밤의 색이 너무 예뻐보였다.
그 다음날, 등원길에 아이들은 눈을 밟고 만지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너무 힘들었다.
역시 내리는 눈, 쌓여있는 눈을 내 눈으로만 느긋하게 바라보는게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