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엄마, 아빠 어버이날 너무 축하드려요!! 이번 어버이날에는 제가 학교에 있어서 같이 보낼 수 없는 게 많이 아쉽네요."
- 그래, 아빠도 많이 아쉽단다.
"처음에 학교 기숙사 다니면서 학교 다니는 걸 마냥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1,2년 다니다 보니까 집에서 집밥 먹으면서, 저녁에 부모님이랑 (엄마, 아빠랑) 밥 먹으며 얘기 나누는 그 시간들이 더 좋았구나 느껴요."
- 아빠도 네가 없어서 집이 텅 빈 것 같아. 얼른 공부 마치고 아빠, 엄마와 같이 지내자꾸나.
"부모가 된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자리인 것 같아요."
- 책임감 물론 있지.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기쁨이 있단다. 사랑하는 자녀를 사랑으로 돌보는 일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이 주신 가장 거룩한 노동이라고 생각해.
"저는 꼭 나중에 자식들에게 엄마, 아빠가 제게 해준 것처럼 해 주려고요. 그러면 자식들이 아주 반듯하고 사랑스럽게 자랄 테니까요~ 사랑해요~!"
- 아들이 이렇게 말해주니 아빠는 감동 먹었다. 돌이켜 보면 부족한 아빠였는데 아들이 아빠를 울리는구나.
어버이날 소인이 찍힌 일일특급 등기우편... 딱 하루 만에 도착한 편지.
진심을 꾹꾹 눌러쓴 아들의 손 편지가 퇴근한 내 손에 있다. 이 세상의 많은 아빠들 중에서 연약한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 아빠와 함께 축구도 못해보고, 목욕탕도 못 가 봤는데 아들은 감사하다고 했다.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휴대폰은 절대 안 된다는 아빠에게 대들면서 폴더폰을 손에 넣었던 아들이었는데 이제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만큼 훌쩍 커 버렸다.
지금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참으로 부담스러운 시대다. 부모는커녕 결혼조차 버거워하는 시대다.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직이 '가정'인데 그 근본이 흔들리는 시대다. 혼자 사는 것이 편하고, 자녀가 없는 것이 홀가분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를 키우는 행복과 자녀와 함께하는 기쁨은 그 어떤 쾌락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나는 두 아들이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길 오늘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