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이 넘치는 우리 반
생존수영을 가는 날, 버스 안은 아침부터 왁자지껄하다. 처음엔 조용히 창밖을 보던 아이들 사이로 누군가 우리 반 반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우리 반 모여라!”
이준이의 목소리에 이내 반 전체가 후렴을 받아친다.
그 순간, 나도 교사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아이들과 함께 부른다.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우리 반만의 방식이 있다.
“하나, 둘, 셋” 대신 “개구리!”를 외치면 아이들은 “뒷다리~!” 하고 대답하며 활짝 웃는다.
“김선우~” 하고 이름을 불러주면 “뒷다리~”가 따라온다. 아이들은 이름이 불릴 때마다 킥킥대며 더 유쾌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우리 반 교실 한 켠에는 다양한 가발이 놓여 있다.
대머리 가발, 금발미녀 가발, 레게머리, 무지개머리까지. 연극 시간에만 쓰는 건 아니다.
“선생님, 지금 이 가발 써도 돼요?”
“그럼! 다른 친구들 방해만 안 되면 괜찮아.”
쉬는 시간, 혼자 멋지게 변신한 채 교실을 거니는 아이들. 거울 앞에 서서 진지하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어른인 나에게도 웃음을 준다.
교실엔 늘 웃음꽃이 피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며 살아난다.
“선생님, 아이브 노래 틀어주시면 안 돼요? 저 춤추고 싶어요!” 방송댄스에서 배웠던 춤을 선보이며 나에게 물어본다.
“그래, 점심시간에 틀어줄게! 기대되는 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야호~! 하며 신나게 돌아간다.
점심시간, 교실에 아이브 노래가 흘러나오면 기다렸다는 듯 아이들이 앞으로 나온다.
춤을 추고 싶어 하던 아이,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 잘 모르지만 흥이 많은 아이, 그냥 친구 따라 나온 아이.
모두 함께 어울려 신나게 춤을 춘다.
“선생님, 우리 반은 왜 이렇게 흥이 넘칠까요?”
가끔 아이들이 묻는다.
사실, 내가 먼저 묻고 싶은 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유는 분명하다.
아이들은 교사의 리듬을 닮는다.
내가 수업 중에 자주 손짓을 하고, 목소리에 리듬을 싣고, 표정을 풍부하게 써가며 이야기를 전하다 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생기를 띠고 표현이 풍부해진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다양한 요구도 자연스럽게 존중받는다.
그렇게 교실은 점점 더 활기차지고, 서로의 다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흥 넘치는 공간이 되어간다.
물론, 가끔은 시끄럽다.
그럴 땐 “1학년~” 하고 노래하듯 부르면, 아이들은 “1반~” 하고 리듬감 있게 반응한다.
이 교실 안엔 그만의 박자와 공기가 있다.
나는 ‘흥’이 많다는 건 정서가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믿는다.
그 흥이 그냥 흘러가지 않도록, 수업 속으로, 놀이 속으로, 관계 속으로 끌어내는 것.
그게 교사의 몫이다.
교실은 조용할 필요 없다. 살아 있어야 한다.
오늘도 우리는 웃고, 노래하고, 춤추며
배우는 중이다.
그렇게 아이들의 에너지를
사랑으로 받아내며,
나 역시 교사로서 함께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