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8
창가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이끌려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한다.
감사와 기쁨, 기대와 설렘으로 주어진 하루를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회피할 수 없는 책임과 의무에 짓눌려 선듯 몸을 일으키지 못한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할 일을 잠시 미뤄보지만 그럴수록
물을 먹은 솜처럼 마음은 더 깊이 가라앉는다.
나는 왜 세상에 보내졌을까?
혼돈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아프고, 상처받고, 고통받으며 인내하는 법을 배우라고?
그러나 내가 믿는 선한 절대자는 그런 이유로 인간을 만들고 세상에 보내지는 않았다.
결코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느라
가끔은 삶의 방향을 상실하고 방황하느라
내가 세상에 보내진 진짜 이유를 잊어버린 건지도 모른다.
세상만물을 아름답게 창조하고 그 모든 것을 누리며 자유롭게 탐구하라는,
기쁘게 살라고 말하는 절대자의 따뜻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하다.
그리고 떠올린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말썽꾸러기 매튜와 로건이 교실로 들어올 때의 그 천진한 웃음과 유쾌한 발걸음을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며 얼굴을 내밀고 침을 튀기며 말하는 엠마의 당돌함을
거미 한 마리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감탄하는 마이클과 책의 시선을
공 하나 던져주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려갈 기세인 타일러의 열정을 나는 떠올린다.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목젖이 보이도록 소리 내 웃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오고,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래 내가 세상에 보내진 진짜 이유는
이 아이들처럼 명랑하고 기쁘게 뛰놀며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창조자의 넓고 선한 품을 느끼기 위함이다.
주의를 기울여 세상을 보고, 가까이 있는 작은 기쁨과 행복을 놓치지 말자.
오늘은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마음을 싣고 대지의 봄뜻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