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2024.02.28

by 배고픈 애벌레

흐린 하늘 아래로 비가 내린다.

겨울의 끝을 알리는 비인지, 봄을 재촉하는 비인지 알 수 없다.

붕 떠서 어디론가 날아오를 것만 같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비 내리는 소리에 마음을 기울이니 집에 온 듯 편안하다.

비가 오고, 음악이 흐르는 아침이 나를 깨운다.

마음 깊숙이 잠수해 들어가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게 하고,

나답게 느끼고 생각하며 진실하게 살아갈 힘을 모으도록 독려하다.

비가 오고 커튼이 드리워지는 날,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한 자락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깊은 상념에 젖고, 진정한 나로 돌아와 거울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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