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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메이트 May 01. 2024

퇴사 후 첫 아침에 쓰는 글

이제 알람없이, 일어나고 싶을 때 눈을 떠도 되는 아침이거늘 억울하게도 6시45분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심지어 일어나서 폰을 보니 기존에 맞춰둔 알람이 그대로 켜져 있더라. 윽, 바로 알람을 끄고 다시 눈을 감았다. 이미 잠이 깨버렸지만 침대에서 일찍 빠져나오면 왠지 손해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자는척이라도 좀더 해보려는 것이었다.

험기간에는 천근만근 무겁던 눈꺼풀이 시험 끝난 직후부터 쩍 떠지고 가뭄뒤에 비를 맞은 풀처럼 온몸에 파릇파릇 생기가 도는 것과 같은 원리일까. 는 힘껏 아무것도 안하고 침대에 몸을 파묻어보려 해도 온 세포들이 깨어나 몸을 근질인다. 일을 할 때는 왜 진작 그렇게 활기차지 못했니 너희들.. 




퇴사 며칠 전 동료 직원분이 물었다.

동료: "정말 이번달 말까지만 일하시는 거예요?"

나: "네에."

동료: "좋겠다.."

나: "근데 또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나중에 어딜 가도 이런 직장은 다시 구하기 힘들 것 같아서요. 섭섭하기도 해요."

동료: "에이 거짓말.."

나: "진짠데 헤헤."

진심이었다. 근무조건이 훌륭한 직장을 찾는 것보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트러블이 없는 직장을 찾는 것이 훨씬 어렵기 마련인데. 지난 2년간 너무나도 원만하게 잘 지낸 덕에 화낼일도 울일도 없었다. 행 후 시 돌아와서 재취업을 할 때에도 이런 복이 나를 따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편은 울상이다.

"그럼 이제 24시간 같이 있는거야? 허얼~ 24시간 동안 나를 귀찮게 할거야?"

어휴 얄미워.  깐족대는 얼굴을 24시간 봐야한다니. 래도 여행 파트너이니 내가 너그럽게 이해하고 보듬어줘야겠다. 흠흠.



오늘은 남은 짐을 깔끔히 정리하고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로 바쁠 예정이다. 해가 떠있을 때 부지런히 다 끝내고 저녁에는 푹 쉬어두어야겠다. 내일은 황열병 접종을 할 것이기 때문에 컨디션을 미리 조절하려고 한다. 행이 점점 가까워진다. 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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