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모르면서 모르는 채로
네가 넘겨짚는다는 것을
알고 알면서 아는 채로
그대로 둔다
저녁이 하나 둘 켜지고
노란 가로등 빛 사르르
녹나무 그늘 사이에 내릴 때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음악이
출렁
물결을 일으키면
떠오르는 모습 문득
너는 이런 나를
모르고 모르면서 모르는 채로
어떻게 그렇게
그런 너를 나는
떠난다
네가 아는 모습으로 나를
남기고 남기면서 남긴 채로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라고 바라면서 바라는 채로
나는, 떠난다
오래된 어쩌면 오래지 않은
그 여름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