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불안 극복기
나는 대화가 무서웠다.
이제 막 친해지는 단계인
사람과 마주보고 앉아있노라면, 부담감에 짓눌려졌다.
'나의 해방일지'에 나오는 이 장면이 문득 떠오른다.
'이상하게.. 마주보고 앉는게 불편하더라구.
사람을 정면으로 대하는게..뭔가.. 전투적인 느낌이야.
공백없이 말해야 된다는 것도 그렇구.
혹시 이렇게 하는게 불편한가?'
' 아니요. 진짜 편하고 좋네요. '
지금은 E와 I가 반반 나오는 나도, 너무 공감되는 걸 보면
단순히 외향 내향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친구를 만날 때에도, 아주 어렸을 적엔 놀이터에서 뛰어놀거나,
학창시절 같은 반 친구들과도 학교에서의 일을 떠들다 보면
'대화' 라는것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면 대화로 친해져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교양 수업 팀플 친구들과 밥 한 번 먹기, 선배와 밥 한 번 먹기,
소개팅하기, 원하는 진로의 사람들과 네트워킹하기..
이 모두 대화를 통해
우리가 친해질 수 있을지, 기회를 놓칠지, 아닐지 알 수 있으므로...
내가 정의한 사회불안의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말해야될 것 같다는 불안감 -> 아무말이나 함 -> 대화가 끊김 -> 또 불안해서 아무말이나 함 -> 대화가 안됨 -> 관계 지속되기 어려움. -> 다시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날 때 반복
나 또한 이런 악마의 싸이클 속에 갇혀 살아왔다.
그래서 대화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은 커져만 갔고, 자연스레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1년째 그룹상담, 다른 그룹 상담, 일반 상담,
대화/ 심리 관련 자기 계발서, 대화 복기해보기,
대화 관련 컨설팅 가기, 대화 관련 강의 듣기
일부러 낯선 사람들 만나러 가서 대화하기,
chat gpt랑 대화하기(이건 추후에 따로 글로 다뤄보겠다.
대화스킬을 향상시키는데에 아주 좋다)
등등...
5년간의 노력 끝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1:1 대화 - 안 친한 사람이랑 하면 체함. 두려움이 몰려옴
그룹대화 -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말을 거의 못함
에서 지금은
1:1 대화- 어색하긴 하지만 불안감이 몰려오진 않음
그룹대화- 오히려 그룹대화가 더 쉬워짐. 모임 가기 전 걱정이 별로 안됨
으로 바뀌었다.
아직 나도 부족한 점이 있지만, 과거에 대화 관련한 정보들을 검색했을땐
마치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수준의 당연한 얘기들이 많았기에..
실용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사회불안을 치료하려면 상처받은 내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대화를 잘하는 법도 익혀야 한다.
그래야 성공경험이 쌓이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있기에,
대화를 잘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대화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몰입의 경험을 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