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0년 영어교사를 하고 몇 해 전 명퇴를 했다. 생계를 위해서 영어를 가르치는 공립학교 교사였지만 한글날은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 영어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려 애쓰곤 했다.
그리고 함께 근무하던 영어원어민교사들에게 한글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말 그들에게 24시간만 투자하면 한글을 읽게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온 스캇에게 하루 2시간 2주 정도 가르치고 나서 지나가다 ‘스캇 저거 뭐야?’ 하면 영국 청년이 길가 간판을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내가 일부러 긴 영어단어를 물어보면 '잠깐만 기다려봐' 하고 어플사전을 찾았다.
TESOL 자격증에 영어석사학위 소지자인 스캇이었다. 그런 그도 뜻은커녕 정확한 발음조차도 못하는 말, 그게 영어다. 우리말은 유치원생도 뜻은 몰라도 다 읽을 수 있다.
왜냐면 우리말은 음가(sound value)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아'는 영원히 아다. 'ㅅ'은 영원히 ㅅ 한 소리만 낸다. 그래서 사랑, 사람, 사과, 사물 다 '사'는 한 발음이다. 영어철자 a는 에이, 어,에, 애로 다 다르다.
자음도 마찬가지다. 영어로 sky, cat은 같은 ㅋ 발음이지만 철자가k와 c로 다르다.
이러니 본토의 석사학위자도 자기 나라 말, 단어를 못 읽는다. 이렇게 영어는 같은 철자에 다른 발음을 갖고 같은 발음에 다른 철자를 갖는 언어다.
영어는 어쩌다 세계 제일의 언어가 됨으로써 상용되지만 순수 언어적 가치 순위를 매긴다면 분명코 저 하위일 거다. 사실 어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영어는 단어 대부분을 불어를 포함한 라틴어나 다른 어족에게서 차용해 왔다. 예로 cow, pig는 영어나 식용의 소, 돼지를 나타내는 beef, pork은 불어에서 가져왔다.
한글은 더 이상 과학적일 수없다는 말을 한다. 정말 scientific and simple 그 자체다.
한 때 세계공용어로 지정된 에스페란토어가 언어로서 부족해서 우수한 한글을 세계공용어로 할까? 하는 설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국력이 약해서인 지 한글 사용자 숫자가 부족해서인 지 채택되지 못했는데 사용인구가 적어도1억이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남북한 합하고 해외동포까지 합하면 인구1억이 될 수도 있는데 하고 생각해본다.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편리한 한글의 우수성으로 이미 문자가 없는 동남아 부족은 한글을 자기말의 표기수단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갈수록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한글 배우기 열풍은 더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BTS 방탄소년들 덕분에 노랫말 가사로~~ K한류드라마로도~ 날개를 달고 힘차게 힘차게 한글이 뻗어가고 있다.
내가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을 비롯 3 스탄 국과 7월 몽골에 여행 갔을 때만 해도 한글 배우기 광풍이 불고 있었다.
탄탄국 젊은이들과 몽골인들이 우리말 한마디라도 더 배우려고 학원에서 대학에서 열심히 하고 있었다.
물론 그중에는 단순히 좋아서 취미로 배우기도 하지만 노래가 좋아서 팬심으로도 배우고, 대부분은 배워서 외노자로 한국에 오려고 한글을 배우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아래 세계가 인정한 한글의 우수성은 많지만 대충 간략히 정리해 본다.
첫째, 한글은 표음문자이며 동시에 표의문자 역할이 가능하다. 음절단위로 쓰여 자음, 모음을 구분하기 쉬우며 어원을 밝혀 적을 수 있어서 표의문자의 구실도 훌륭히 한다.
둘째, 한글은 철학적이며 과학적인 글자이다.모음에는 하늘, 땅, 사람이라는 철학이 담겨있고 자음은 소리 내는 사람의 기관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다시 말하면 천지인~~ . ㅡ ㅣ 이 세글자를 기본으로 모음을 만들고 소리가 나는 구강구조 모양으로 ㄱ등 자음을 만든 소리글자다.
셋째, 한글은 가장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자이다. 일본어는 300개, 중국어는 400여 개인데 반해한글은 무려 11,000개를 표현해 낼 수 있고 타언어를 쉽게 옮겨 적을 수있다.
실제로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으로 소리와 발음기관의 완벽한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시대에 괄목할 한글의 가치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한다.
해례본을 연구하는 독일 후베교수말로는 한글은 모든 소리를 문자화할 수 있는 뛰어난 문자라고 한다. 이 소리글자는 글자 하나 한소리만 가능하니 음성인식기능도 가능해서 우리가 한글 맞춤법 교정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넷째, 한글은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다.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을 마치기 전에 깨우칠 수 있고, 둔한 사람이라도 열흘이면 익힐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내가 외국인들에게 실제로 가르쳐 본 결과 그러하고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장롱이나 냉장고에 단어를 붙여두고 배워서 유치원 가기 전 한글을 먼저 익히는 걸 보면 정말 그러하다. 다섯 살 어린애도 외국인도 그냥 자음과 모음을 가르쳐주면 그대로 따라 읽고 쓸 수 있다.
현재 자국어의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을 비롯해서 남태평양섬 솔로몬제도, 남미 볼리비아 아이마라족들은 한글을 표기문자로 채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글이 배우기 쉽고 사용이 용이한 덕분에 미국, 프랑스, 독일, 인도등 한국어를 제2 외국어로 채택하는 나라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심지어 프랑스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에는 한국어를 제2 외국어로 채택했는데 이는 프랑스학생들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국도 프랑스에 이어 대입시험에 한국어를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한글은 IT시대 가장 적합한 언어다.
이를 위해 한글이 600년 전에 준비되었다 할 정도로 정말 이 시대에 맞는 유일무이한 언어다. 간단하고 과학적인 모음체계로 자판에 한글을 모두 넣을 수 있으며, 그 위력은 일본어나 중국어에 비해 7배 빠른 핸드폰에서 느낄 수 있다 한다.
실제 나는 원어민 영어교사들끼리도 sending text message 하면서 한글로 하는 것을 보았다. 그를 보면서 IT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언어는 결국 한글밖에 없다는 말을 실감했었다. 해서 나도 원어민에게 '콜미 레이터'~이런 식으로 문자를 보내었는데 대소문자 구분해서 일일이 자판을 찍어서 보내는 영어보다 훨씬 간편했다.
한글은 0,1처럼 두 개의 이진법 체계로 이뤄지는 시스템에 적용가능한 언어다.
속도가 생명이요 경쟁인 IT시대에 우리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입력속도로 더욱 휴대전화 산업을 가속화시켰고 표의문자인 중국어등 다른 언어의 불편을 넘어서 앞으로정보화시대에 한글은 더욱 빛날 것이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개인적인 바람을 덧붙이면 한 민족, 한 언어, 한 나라로 통일되길 바란다. 해방된 지 78년 분단후 75년이다. 우리는 어렸을 적 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노래를 불렀었지만 이제는 장래를 위해서 통일을 바란다.
통일이 되어 우리 젊은이들을 의무적 군대복무 대신 한글봉사 도우미로 전 세계로 내 보내었음 한다. 젊은이들에게 단지 호주나 다른 나라로 돈 벌러 가는 워킹홀리데이가 아니라 국가에서 숙식을제공해 주며( 지금 군인들에게 월급을 주듯이 ) 각지 해외에 나가서 한글 가르치는 일을 하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청년들은 해외문화체험 공짜로 할 수 있어서 좋고 그러면서 이 글로벌 시대에 시야를 넓혀 세계관도 국가관도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세계의 젊은이들과의 교류 또한 단비 같을 우리 청년들의 해외 한글 봉사! 정말 간절히 꿈꾸어본다.
지구상의 모든 언어를 발음할 수 있고, 그 외 모든 종류의 자연의 소리와 인공의 소리까지도 표현할 수 있는 지상 최고의 완벽한 첨단 문자 한글~!
고도로 과학적이어서 디지털시대에 최적화된 전달 수단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글은 영성, 지성, 감성을 골고루 갖춘 한민족 고유의 성품으로부터 발생한 것이기에 고도로 문화적인 문자다. 해서 영화, 드라마, 노래 등에서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깊고 폭넓은 뜻과 느낌을 담아낼 수 있다 한다.
문화의 결정체와 핵심 정수는 언어인데 언어에서 최고의 수준을 보유하고 있음은 우리가 문화강국임을 입증하고 동시에 앞으로의 AI와 IT시대의 제4의 물결? 에서 한글의 커다란 영향력을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런 좋은 훌륭한 한글을 두고 영어를 가르친 교사로서 우려가 있어 마지막 사족으로 덧 붙인다.
모국어가 장착되어 뿌리내리기도 전 어린 자녀들에게 영어유치원에 보낼 생각을 하지 말고 가장 아름답고 과학적인 우리말을 먼저 익히게 하자. 바른 말 사용하기를 먼저 가르치고 되도록이면 책을 많이 읽어주자. 그러면 아이는 책 속의 어휘력과 함께 무한한 상상력을 꽃피우며 언어지능이 전체지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년기에 지적 사고력과 폭 넓은 이해력을 키워갈 것이다.
모국어로 말을 유창하고 논리 있게 하지 못하는 아이가 외국어를 잘할 수 없다는 건 자명한 이치다. 그저 몇 마디 앵무새처럼 생활영어를 따라 할 수 있다고 영어 잘하는 아이가 되는 건 아니다. 언어는 사고력, 이해력을 바탕으로 하는 표현으로 나오기에 무엇보다 모국어, 자국어를 먼저 익히고 그 충분한 토양 위에서 다른 언어를 배워가는 게 마땅한 수순이요 합리적 선택이라 본다.
나의 30년 교직생활 경험으로 나는 한국어로 자기 소개조차 변변하게 하지 못하는 아이가 영어시간에 발표를 하고 영어를 잘 하는 걸 결코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