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비어 하우스 참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흑맥주 기네스 비어는 더블린이 본 생산지다. 해서 그곳 공장도 보러 갔는데 그곳에서 나는 내 인생 모토가 될 한 구절을 얻고 왔다.
"Life is too short to drink bad beer"
인생은 나쁜 맥주를 마시기엔너무 짧다
어디 맥주 뿐이랴,
부질 없는 헛된 걱정과 염려로
시간을 낭비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
이 광고 카피는 이후 내 모든 선택에 기준이 되어주었다.
기네스 비어는 창시자의 이름으로부터 유래한 아일랜드 흑맥주다. 세계 여러곳에 양조장이 있고 12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1759년 아서 기네스가 더블린시와 버려진 양조장 건물을 아주 저렴한 임대료에다 물을 무상으로 9000년 동안 제공 받는다는 조건으로 창업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이 날 내게는 또 다른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으니 잠시 핸드폰 분실 사건이다.
기네스 건물 꼭대기층에 올라가서 한 잔 마시기 직전 사진을 찍으려는데 폰이 없었다. 당황해서 나 폰 잃어버렸다며 호들갑을 뜨니 할머니 웨이트리스가 바로 Information 으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니 폰 누가 발견하고 잘 맡겨두었네, 하면서 안심하고 맥주 마시라 했다.
그런데 내가 또 승질급한 한국인 아니랄까봐 ‘나 지금 바로 폰 안 가져오면 안된다’며 고집하니 할머니는 다른 직원을 불러서 나를 스텝들만 다니는 비상구로 데려가게 해주었다. 해서 단숨에 폰 찾아와서 기분좋게 마시는 맥주라서 그런 지 맥주맛이 더 시원하고 짜릿했다.
알고보니 내가 화장실 앞 의자에 두고 온 폰을 어느 호주인이 안내 데스크로 가져왔다 했다. 당시 내 룸메샘이 폰을 잃어버리고 경찰서까지 가서 신고하는등 고생하고 있었던 터라 나는 얼굴도 보지 못한 그 호주인이 더욱 고마웠다. 역쉬 세상엔 착한 사람이 훨훨 더 많아하면서.
기네스 비어 로고인 캘틱 하프가 그려진 양조장 입구
Scoil Chaitrina 학교에서 연수
Scoil Chaitrina 학교에서 연수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 교사팀은 수업에 접목할 교수법을 배우기 위해 학교현장으로도 출근을 했다. 연수를 위해 지정된 학교는 아일랜드 전통언어인 게일어로만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였다. 당연히 아일랜드 공용어는 영어다. 하지만 이들은 원래 전통 말을 잊지 않으려 아이들에게 게일어를 가르치는데 이 학교는 모든 수업이 게일어로 이뤄지고 있었다.
보름 동안 우리가 현지교사들과 함께 머물던 교무실과 교실을 오가면서 느낀 점은 학생들과 교사들 모두 순수하고 차암 열정적이라는 것이었다. 깐깐하면서도 최대한 세심함과 배려를 지니셨던 여성스러우신 교감 선생님과 서글서글한 남자처럼 성격 좋으셨던 여교장 선생님, 그리고 영리하며 친절했던 이쁜 영어선생님, 그녀는 체육과목도 함께 병행해서 하고 있었다. 우리로 치면 중고등학교인 곳에 보통 한 교사가 두 과목씩은 맡아 하고 있었던 점도 새로웠다.
그렇게 바쁜 수업과 일과중에서도 늘 두 눈이 먼저 웃고 있던 교사들 모습과 아이들의 발그레한 뺨과 초롱했던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간식으로 먹으라고 커피와 음료, 과자, 빵등이 교무실에 늘 준비되어 있었기에 우리도 빵을 사 가서 같이 나누었던 생각이 난다.
보통 한 선생님이 두 과목을 담당하는 중고등학교, 체육과 윤리를 담당하신 샘과 여교장선생님 영어샘이 체육도 함께 담당하셨다. 영어시간~우리는 수업참관도 하면서 실제 수업도 했다.
마지막으로 1달간 우리에게 아침, 저녁밥을 지어주시며 돌봐주셨던 홈 스테이 할머니가 생각난다. 할머니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카톨릭 국가인 아일랜드 출신이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미국사회는 WASP라고 백인 앵글로 색슨계 개신교가 미국의 main stream 주류를 이룬다. WASP는 ‘White Anglo-Saxon Protestant’의 약자로 미국 주류인 셈이다. 오바마 흑인 대통령 외엔 다른 대통령들도 다 백인이었다. 메이 플라워 후예라는 신교의 나라에서 구교도 아일랜드 출신의 케네디가 대통령이 된것은 할머니에게는 영국과 아일랜드가 우리로 치면 일본과 한국같은 관계니 그런 면으로도 의미도 있었으리라 본다.
성격이 강해서 나랑 몇 번 부딪히기도 했던 홈스테이 할머니는 서로 언성을 높이고 나서도 풀고 나면 통하는 점도 더 많았다. 할머니의 맛있고 영양가 넘쳤던 음식과 젊은이 같은 기상과 자긍심이랄까 그 캐릭터가 오래토록 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할머니는 자기 바로 앞집에 보노가 살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누군지 검색해보니 보노는 아일랜드 록밴드 U2의 리드 보컬이었다. 난민, 기아, 아프리카 돕기등 제3세계 국가에 관심을 갖고 음악을 통해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음악가로서 노벨 평화상까지 거론된 훌륭한 가수였다.
가수이자 디제이인 배철수님은 U2가 40년을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하며 건재해 온 보기 드문 밴드라 했다. 나는 그기다 인류애적 의식을 가진 놀라운 음악가들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나의 홈스테이 할머니가 진정 자랑스러워할 만한 보노였다. 한국 공연때는 방탄소년단이 백악관에 초대되었듯이 보노는 청와대 초청을 받기도 했다.
U2 고등학교때 결성한 밴드가 40년을...감동 인간성도 멋지다 ㅎㅎ
감자 대기근으로 미국으로 대거 건너갔던 아이리시맨들, 초기 이민자시절 이태리인들은 철도를 깔고 중국인이 꽃가게와 시장을 하던 때 그래도 영어가 되니 아일랜드인들은 주로 경찰이 많이 되었다 한다. 영화 <아이리시맨>은 이 시절의 이태리, 유대인, 아이리시맨들의 이민사 얘기다.
1972년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일어난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블러디 선데이> 영화도 있다. 비무장한 카톨릭 시민에게 영국군이 발포한 유혈사건을 영화화 한 거다.
더블린 홈스테이 할머니, 카리스마 넘치던 기질로 부딪히기도 했지만 풀고 나면 통하는 점도 더 많았다 ㅎㅎ ~ 할머니의 맛있고 영양가 넘쳤던 아침, 저녁 요리 사진
그 곳에 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온 탓인 지
아일랜드 역사와 영화, 아일랜드 음악도
예사롭게 여겨지지지 않는다.
그것이 아마도 여행이 주는
최대의 의미와 매력이 아닐까도 싶다.
800년 오랜 기간 지배를 받은 나라에서
어찌 작가나 좋은 음악이 나오지 않으랴~!
술, 음악,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와 닮은
아일랜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이킹 박물관~더블린 거리를 성큼 성큼 걸어가는 키 큰 사람들을 보면 천년 전 다녀 간 바이킹의 후손이 아닐까 싶었다 ㅎㅎ
그 곳에 한달 머무는 동안 우리 교사들을 대사관으로 초대해주시고 저녁을 사 주셨던 아일랜드 대사님께 감사한다. 참 친절하고 겸손하셨던 분으로 기억한다.
귀한 책을 보관하고 있는 유서깊은 트리니티 대학 도서관은 같은 서바스 회원이 사서로 있는 덕분에 공짜로 깊숙히^^ 내부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PS~ 아일랜드 여행기를 마치면서 이 나라 역사와 관련 좀 무거운 영화만 올린 것에 대해 찜찜한 마음이 있다. 사실 아일랜드는 천혜의 녹색 풍경이 아름다워서 세계 각지에서 영화촬영을 많이 하러오는 나라다.
<프로포즈 데이>는 4년에 단 한 번 찾아오는 날 아일랜드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청혼하는 관습이 있다는 주제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풍경과 주인공들의 연기도 멋지다.
아일랜드하면 음악의 나라인데 음악영화의 대표적 작품이 <원스>다. Falling Slowly~란 듀엣곡으로 특히 유명한데 음악의 나라, 버스킹의 도시, 실제 내가 직접 보고 들었던 버스킹 거리장면이 나와서 반가웠다. 음악하는 아들이 추천해줘서 이전에 본 영화인데 다시 봐도 좋았다.
이 외에도 P.S 아이러브유 (p.s I Love you) 와 같은 영화들이 있다. 이 몇 영화만 보면 아일랜드를 직접 가 본듯 할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이 나라를 느낄 수 있는 영화로 강추한다. 내가 사랑한 아일랜드를!!
영화 P.s 아이러브 유의 장면이다. 아일랜드 배경의 회상화면이 나오는 로맨스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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