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네 잎 클로버가 아닌 세 잎 클로버로 표현한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해'의 메세지는 단순하다.
작가님의 단아한 모습까지 합치면 박노해 시인의 에세이책명 처럼 단순, 단단, 단아함이다.
나는 인생은 자유의지로 선택하는 경험이니 하며 여전히 시행착오도 하며 가는 편인데 이런 작가님 모습이 나랑 결이 다른 거 같지만 보면서 답답함보다는 알콩달콩함을 느끼는 건 왜 일까?
그는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습이 다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자주 하는 말로 꽃밭이 아름다워보이는 건 다양한 꽃들이 조화롭게 피어있기 때문인 거 처럼. 인생은 그래서 살 맛 나고 서로 오가며 소통하고 교류하는 맛도 있는 것 이리라.
함양 시골집 마당에도 불두화가 장미나무 옆에 있다. 둘 다 아름답다. 나는 특히 채송화, 봉숭아이런 토속꽃도 좋아한다. 집 지으면서 젤 많이 심었던 게 채송화와 봉숭아였는데 나중엔 너무 많아 뽑아내야 했었다.
연못가에 빙 둘러 심은 백합은 화려하고 크게 피어 온 집안에 향기를 피우다 금방큰 송이채 시들어버린다. 해서 갈수록 불꽃처럼 피었다 사라지는 백합보다 더 오래 더 많은 아침을 웃게 해주는 꽃을 좋아하게 된다.
작가님의 행복관이 그러한 거 같다. 매일 일상속에 누릴 수 있는 남편과 손주들과의 알토란 같은 행복, 그리고 직장, 사회 동료들과의 만남에다 꼼꼼히 가계부 작성하듯 빼곡히 적어놓은 작가님의 레시피북과 요리들. 모두가 일상의 성실이 기본이 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소확행들이다.
나는 나이 40이 넘으면서 더 이상 발이 공중에 떠 있지 않길 바랬었다. 해서 나를 제발 착지, 그라운딩 시켜 머리에서 가슴에서 배로 내려와서 살길 소망했다. 그래서 50대에는 자연속에 집을 짓고 살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아직도 일상의 행복보다는 가끔 저 멀리 하늘로 우주로 생각, 상상이 날아가고 뻗어나가곤 한다.
작가님의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착지를 도와주는 책이다. 남편이 주문해 주신 장화를 받아서 비 오는 날을 기대하는 작가님의 소녀같은 감성도 이쁘다 ㅎㅎ 아직은 없는 손주사랑을 작가님의 둥이들을 보며 나도 기대해본다. 손주가 나면 나도 저렇게 해 줄 것만 같다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