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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May 25. 2024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시 낭송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개나리 목련 벚꽃이 지고 나면 신록의 문턱 장미의 계절이다.


장미가 보고파서 시골집은 멀고

어제 가까운 장미를 볼 수 있는 카페에 갔다 왔다.

실컷 보고 흠신 냄새 맡고 바닐라 라테 한잔에 마음이 누그떠러 진다.

근처 계곡을 끼고 6 천보를 걷고 나니 몸도 마음같이 홀가분해졌다.


집단 무의식이 있긴 있나 보다.  

옆 작가님 방에서도 아침에 장미 얘기를 듣고

들장미 캔디 같은 영화도 다시 들춰보고...

지금은 다들 장미 장미를 노래 한다.


서로 깊은 곳이 깊은 곳을 부르는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한쪽에서 아~하면 저 쪽에서 어~하고 메아리 화답하기도 한다.

오월의 장미가 그저 밋밋할 수도 있는 우리 일상에 색채와 향기를 입혀주고 있다.




아~!

2024년 우리의 봄도

찬란한 오월도


이렇게 장미와 함께 

이렇게 장미와 함께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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