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슬픔에 익숙하고 그래서 우아하게 추모부터 하려한다
사고에 대한 조사나 의심부터 하지 않고 우선 따질 거 없이 일단 명복을 빌고
슬퍼하며 머리를 조아린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사태와 진상을 제대로 파악해야하는
골든 타임 황금 같은 시간은 또 흘러간다.
시내에서 총 맞고 피 흘리며 죽은 살인 사건이 났다
나는 형사도 경찰도 아니라서 그런 건 못하니
가장 쉬운 명복을 비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감성만으로는 이 무도하고 복잡다단한 문제를
이해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을 것이다.
무지도 안타깝고 지나친 나이브함도 한심하다.
슬픔에도 순서가 있다.
진상규명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고 추모와 슬픔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은
차라리 침묵하며
매의 눈을 뜨는 게
훨씬 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