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말투의 특징
사기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요즘 사기 사건을 많이 맡았다. 여러 건을 살펴보다 보니, 사기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쇼호스트보다 화려한 말발로, 상대를 무장 해제시킨다.
사기꾼의 말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패턴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지금부터, 혹시나 솔깃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거나, 앞으로 받게 된다면 반드시 의심해야할 사기꾼들의 말투를 알려드리고자 하니, 돈을 송금하거나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반드시 제대로 확인해보자(계약서도 안 쓰고 돈부터 보내는 것은 정말이지 금물이다.).
사기꾼의 말에는 단호함이 묻어난다. “무조건 됩니다”, “제가 책임집니다”라는 식이다. 듣는 이는 ‘저렇게까지 확신하는데 뭔가 있겠지’라고 믿게 된다. 그러나 그 확신은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 불안을 잠식시키고, 순간적으로 안심하게 만든 다음에 일단은 돈부터 받고 보자라는 심리이다. 세상에 100% 되는 일이란 없다. 그러나 사기꾼들은 '무조건'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수사기록을 보다 보면, 나라도 속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사기꾼들은 돈을 투자할지 말지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적재적소에 신뢰감을 줌으로써 한탕을 제대로 하더라.
또 다른 특징은 친분 과시다. “○○ 회장님과 형·동생 하는 사이다”, “경찰서장도 내 친구다” 같은 말은 쉽게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듣는 순간 상대는 ‘믿을 만한 사람인가 보다’라고 느낀다. 사기꾼은 바로 이 허술한 연결 고리를 파고든다. 유독 친분을 강조하거나, 주변에 '유명하고, 권력있고, 돈 많은 사람이 많다.'는 말을 자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주의하자. 모든 사기꾼은 신뢰감을 쌓기 위해 '주변 사람'을 내세운다.
“오늘 안에 결정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 놓치면 다시는 없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조여 오는 말은 사람을 조급하게 만든다. 합리적 판단을 내릴 여유를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평정심을 잃은 순간, 사람은 가장 나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건 아무에게나 드리는 제안이 아닙니다.”
사기꾼은 피해자를 특별하게 대우하는 척한다. 그 순간 사람은 자신이 선택받았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경계심은 순식간에 풀린다. 그러나 그 ‘특별함’은 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복사된 멘트일 뿐이다.
전문 용어나 숫자를 늘어놓는 것도 단골 전략이다. 일반인이 검증하기 어려운 용어들을 흘려놓으면, 듣는 사람은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쉽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깊이 물어보면 결국 구체적인 답변은 없다. 말은 화려하지만, 내용은 비어 있다.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정말 전문적이고 어려운 단어를 많이 사용해서, 이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신뢰감이 갔어요."라는 말이다. 그들의 어려운 단어는 자신의 편취 의사를 숨기기 위한 포장지일 뿐이다.
사람은 이익보다 손해를 피하려는 데 더 민감하다. 사기꾼은 이를 정확히 노린다. “이제 곧 법이 바뀝니다”, “다른 사람은 이미 들어갔는데, 지금 안 하면 뒤처집니다” 같은 말은 불안을 건드린다. 더욱이, 이미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의 경우 넣은 돈도 못 받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에, 마치 개미지옥처럼 계속해서 돈을 갖다 바치게 된다. "언니, 이번에 안 도와주면 언니도 넣은 돈 못 받아."처럼, 손실 회피 성향을 자극한다. 마치 주식처럼, 적당한 시점에 손절했으면 이 정도 손해까지 오지 않았을텐데 참 안타깝게도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된다.
사기꾼은 핵심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않는다. “그건 나중에 설명드리죠”, “다 알아서 됩니다”라는 말로 상대의 의문을 덮어버린다. 상대는 제대로 따져 묻지 못한 채, 막연한 신뢰 속에서 계약을 맺는다.
울먹이거나 흥분하며 ‘진심’을 연기하기도 한다. 진짜처럼 보이는 눈물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나 감정은 가장 손쉽게 꾸며낼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내가 이런 말은 처음하는데, 정말 사랑해", "언니 아니었으면 난 죽은 목숨이었어."처럼, 과잉 감정을 표출한다면 반드시 주의하자.
마지막으로, 사기꾼은 피해자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게 한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세요”라는 당부는 결국 피해자를 고립시킨다. 도움을 청할 기회를 차단한 상태에서, 사기꾼의 말만이 유일한 현실처럼 느껴지게 된다. 특히, 배우자에게 말을 하지 못하게 한 채 입을 틀어막다가, 결국 배우자가 투자 사실을 알아차리고 난 이후에야 "당신, 사기 당한거야."라는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 큰 돈이 들어가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적어도 배우자, 또는 가까운 친구들 2-3명에게 자문을 구하자.
사기꾼의 말은 결국 우리의 마음속 빈틈을 노린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방어는 ‘확인’이다. 말이 아무리 달콤해도 문서와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누군가가 시간을 재촉하거나 비밀을 요구한다면, 그 순간부터는 의심해야 한다. 반드시, '팩트체크'를 거쳐, 현명한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