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좋다는 말을 태어나서 한 번도 못 들어본 사람이라면.
끝내주게 숨 쉬는 법.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숨 쉬는 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살아가고 있으니까 숨도 잘 쉬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물론, 그저 살아가는 데는 숨을 어떻게 쉬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잘 전달되는 숨쉬기'는 따로 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마다 말이 막히고, 소리가 떨리고, 가슴이 자꾸 답답하다면 숨부터 잘못 쉬고 있을 확률이 높다. 특히 자주 이유 없이 목이 잠기고, 편안하게 말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진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숨 쉬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사람의 몸은 악기다. 목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몸 전체에서 울리는 공명이다. 기타는 줄만 튕긴다고 소리가 나는 게 아니다. 울림통이 열려 있어야 깊고 풍성한 소리가 난다. 사람도 똑같다. 목소리는 목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배와 가슴, 그리고 온몸으로 만들어진다. 복식호흡은 그 울림통을 여는 방법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흉식호흡에 익숙해져 있다. 가슴으로만 숨을 쉬기 때문에 소리는 얕고, 긴장은 늘 몸 안에 남아 있게 된다.
흉식호흡은 말 그대로 가슴으로 숨을 쉬는 방식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 어깨가 들리고,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짧고 얕은 호흡이기 때문에 긴장을 유발하고, 쉽게 숨이 찬다. 대부분의 현대인이 이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반면 복식호흡은 배 쪽, 특히 횡격막을 이용한 호흡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 아랫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가, 내쉴 때 안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호흡이 깊고 느려서 몸이 이완되고, 소리가 안정된다.
내가 평소에 어떻게 숨 쉬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다음 테스트를 해보자.
<복식호흡 자가진단 테스트>
편하게 누워서 한 손은 가슴, 한 손은 배 위에 올린다.
숨을 들이마셨을 때 배가 먼저 올라가면 복식호흡이다.
가슴이 먼저 올라가고, 어깨가 들린다면 흉식호흡이다.
복식호흡은 억지로 배를 부풀리는 게 아니다. 호흡의 주도권을 배 아래로 내려놓는 것이다.
처음에는 힘을 빼는 것이 더 어렵다. 오히려 숨을 참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면, 몸이 기억하고, 호흡이 달라지고,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복식호흡을 할 때는
가. 등을 곧게 세우고
나. 어깨는 편안하게
다. 턱은 가볍게 당긴 자세가 좋다.
최대한 승모근에 힘을 뺀다는 생각으로, 숨을 들이마시면서는 배가 부풀고 내쉬면서는 배가 등 쪽으로 붙으며 천천히 납작해지는 흐름을 느껴야 한다.
<8초 호흡법>
코로 4초간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배가 부풀어 오르는 걸 느낀다.
입으로 4초간 조용히 내쉰다.
배가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도록 한다.
<12초 호흡법>
6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6초간 부드럽게 내쉰다.
이때 상체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하루에 5분씩만 연습해도
몸이 바뀌고, 말이 바뀌고,
그 안에 담긴 자신감과 울림도 바뀐다.
마치며
숨은 가장 기본적인 생존이자, 가장 근본적인 표현의 시작점이다. 좋은 말은 좋은 숨에서 나온다.
긴장이 아닌 여유, 억지가 아닌 흐름, 배에서부터 시작된 깊은숨이 어느 순간 말에 울림을 만들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오히려 답답할 수도 있고, 습관을 다시 들이려다 보니 어색하기도, 이상하기도 할 수 있다. 천천히, 여유롭고, 편안하게 차근차근 복식호흡의 습관을 들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