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길 너머
할아버지 다음에 또 올게요.
안녕히 계시라는 말 대신에
마지막에 늘 하던 말이었다.
버릇처럼 붙였던 그 말이
오늘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이제 나는 갈 수 없으니까.
당신은 나를 기다리지 못하니까.
차라리 내 목소리가 아주 작았었다면 좋았겠다.
속삭이듯 뱉은 내 말을 당신이 듣지 못했다면 좋겠다.
내 말에 당신은 나를 기다렸을까.
나를 거짓말쟁이로 생각했으면 어쩌지.
그 약속을 나는 지키고 싶었는데.
내가 까서 드렸던 귤을
맛있다며 반을 떼어내,
다시 내입에 넣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 조금 덜 아플까.
보고 싶어요.
케이크에 초 100개를 꽂기로 했으면서
먼저 거짓말을 한 건 할아버지예요.
너무 어두운 밤이에요.
안개도 자욱하고요.
길을 잃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보고 싶어요.
한 번 더 잡아볼걸 그랬어요.
거짓말쟁이가 되기 전에 한 번 더 찾아갈 걸 그랬어요.
죄송해요.
늘 늦었던 내가 이번에도 역시 늦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