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 번 해봐도 좋아
이제 막 서른 번째 봄을 지나 여름.
지금껏 간절히 바라던 일들은
대부분 허무하게 꺼져버렸고,
오히려 스치듯 시작한 일들이
어디로 닿을지 모르게 자라났다.
큰 뜻을 품고 무겁게 옮긴 걸음보다,
가벼운 마음 하나로 망설임 없이 내딛은 발끝에서
더 먼 길이 시작되기도 했다.
어쩌면 인생은
바라던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걸어간 만큼 열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벚꽃이 서른 번쯤 더 떨어지면,
그때는
조금 더 확신할 수 있을까.
아니,
확신하지 못해도 괜찮겠다.
그저 또 한 번,
바람이 부는 쪽으로 걸어가면 되는 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