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출근길에 항상 지나는 길이 있어.
내가 좋아하는 길이지.
그 길에는 조금 아래로 늘어진 라일락 나무가 하나 있는데, 그 아래에서 조금만 고개를 들면 향기를 맡을 수 있거든.
오늘도 그 꽃향기를 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내 앞사람도 그 꽃아래에서 잠시 머물다가 가더라.
내가 하는 것처럼 뒤꿈치를 살짝 들고
고개를 들어 향기를 맡고는 지나갔어.
아, 저 사람도 향을 맡았구나.
앞서간 많은 이들도 그 향을 맡았겠구나.
저 꽃은 모든 이들에게 그토록 향기로웠구나.
라일락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마음껏 맡아도 줄지 않는 향기처럼
마음껏 나눠도 줄지 않는 불꽃처럼
아니,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처럼
그렇게 사람냄새 가득한 사람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