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 스노클링, 카피바라 테마파크, 루프탑바
• 아침에 일어나니 수영장이 보이는 뷰가 더욱 멋진 숙소였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비치에 가볼까 하였는데, 조식을 먹고 거의 체크아웃 직전까지 또 잠을 자버려서 수영장 산책조차 하지 못 했다.(…) 이럴 거면 왜 이런 좋은 숙소를 예약했던가…
• 오전 11시에 klook으로 미리 예약해 둔 스노클링 샵을 방문했다. 离海 5 min (5 min to sea)이라는 가게였는데, 주인아저씨가 참 친절하였다.
• 수트로 갈아입고 가게 트럭을 5분 정도 타고 해변으로 갔다. 해변에서부터 점점 깊어지는 바다로 들어가는데, 일단 수트와 구명조끼가 있어 가라앉을 일은 없고, 무엇보다도 주인 아저씨가 같이 들어가서 천천히 튜브를 끌어주기 때문에 힘들면 튜브를 붙잡고 편하게 스노클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시가키에서처럼 모터보트를 타고 멀리 나가서 하는 스노클링은 아닌지라 물고기가 이시가키만큼 많진 않았지만, 여기도 제법 물고기들이 있었다. 바다뱀도 있었고, 몇몇은 바다거북이도 봤다고 한다.
• 1시간 정도를 스노클링을 하고 다시 샵으로 돌아와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점심 먹을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정말 감사하게도 본인이 차를 끌고 어디인지 같이 알려주시겠다고 한다. 討海人 (투해인, 타오하이런) 이라는 이름의 식당이었다. 가게까지 가서 어떤 음식이 맛있는 지도 많이 추천해 주셔서, 어렵지 않게 점심도 주문할 수 있었다. 모둠사시미, 두부튀김, 크림새우, 어탕, 홍소생선 등등 푸짐한 한 상을 인당 2만 원 정도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단체 여행을 하면 여러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다시 가오슝으로 가는 길에 ‘paradise of capybara’라는 카피바라 테마파크가 있어서 그곳을 들렀다. 입구부터 한자로 ‘가고시마’라고 쓰여있어서 일본풍으로 만든 테마파크인 것 같았다. 들어가 보니 벤치에 (인공) 벚꽃을 조성하고, 에마를 걸어놓고 일본노래를 틀어놓아 실제로도 일본풍이었다.
• 테마파크는 그리 넓지는 않다만, 카피바라를 비롯해서 꽃사슴과 염소를 같이 구경할 수 있고, 무엇보다 좁은 우리에 가둬놓은 것이 아니라서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줄 수도 있었다. (먹이는 유료이다) 카피바라를 보는 것은 처음인데, 털을 만져보니 옛날 학교에서 쓰던 정말 까슬까슬한 빗자루 같았다. 카피바라, 염소, 사슴 모두 사람들을 엄청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만 그렇다고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것은 아니라서, 많이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카피바라는 중국에서 한자로 수돈 (물돼지)라고 쓰던데 말 그대로 밖에서 놀다가 물에서 쉬는 녀석들도 많았다.
• 카피바라와 놀고 다시 차를 타고 컨딩을 떠났다. 2시간 정도를 운전해서 올라갔더니 가오슝에서 대략 6시가 되어있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좀 쉬고 나와서 돌아다녔는데, 서울의 한강처럼 가오슝을 관통하는 아이허 강이 보였다. 강의 경치가 꽤 아름다워 여기 인근에서 커피나 맥주를 한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허강을 지나 걷다 보니 이미 시간이 7시 30분. 저녁때가 조금 지나서 인근 맛집을 찾아 喜園川菜小吃라는 사천요릿집을 들어갔다. 가보니 시끌시끌하게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아, 그래도 꽤나 맛집인 듯싶었다.
• 볶음밥, 마파두부, 크림새우, 궁보계정을 시켰는데, 가격은 대만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꽤 비싸서 인당 2만 원을 좀 넘게 썼다. 그래도 모든 요리가 다 맛은 있었다. 사천요리 전문이라는데, 마파두부도 그렇고, 별로 맵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다. 여기도 요리명만 가져와서 대만사람 입맛에 맞게 약간 변형된 것 같았다. 그럼에도 우리들 입맛에도 아주 잘 맞았다.
• 저녁을 먹고 시내 쪽을 좀 더 걷다 보니 대립 (따리) 백화점이 나타났다. 마침 백화점치고는 늦은 시간인 10시까지 하는데, 시간이 1시간 조금 안되게 남아있어서, 대충 훑어보기로 하였다. 여기도 츠타야 서점이 1층에 있어서 들어갔다 나와보니 책과 디퓨저, 비누 등 여러 소품들도 같이 팔고 있었다.
• 그 밖에 맨 위층도 올라가 보니 신기하게도 옥상에 놀이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만, 보수 중이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바로 아래층은 아이들 장난감, 오락기, 그리고 성인들을 위한 작은 카지노가 있었다. 계속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보니 한국의 여타 백화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이었고, 보기보다는 규모가 작았다.
• 조금 걸어서 인디고 호텔에 도착하였다. 이곳에 투숙하려고 온 것은 아니고, 맨 위층에 있는 루프탑 바에 가기 위함이었다. 맨 위층에 올라가 보니 밤 10시가 되어 바람은 딱 선선하고, 가오슝 시내가 다 보여서 경치가 멋졌다.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만큼은 아니다만…) 각자 칵테일을 하나 시켰는데, 가격도 2만 원이 좀 안되는지라 꽤 합리적이었다.
• 넷이서 1시간 반 정도를 떠들고 숙소에 와서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