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 가오슝 여행기

Day 1 : 컨딩 롱판공원, 야시장

by 공대생은유람중

• 기본적으로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다만, 굉장히 오랜만에 단체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대만의 남단인 가오슝과 컨딩을 여행하려고 하는데, 굳이 비유를 하자면 가오슝은 한국의 부산과 느낌이 비슷하고, 컨딩은 제주도와 비슷하다. 4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패딩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켓을 입어야할 정도로 아직도 날이 쌀쌀한데, 대만은 찾아보니 30도 안팎이나 되었다. 가면 따뜻한게 아니라 이미 푹푹 찔 정도로 더운 날씨가 예상되었다. 그래도 덕분에 컨딩에서 물놀이 하기엔 아주 좋은 날씨가 될 것 같았다.

•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는 것은 처음인데, 공항이 작기는 하다만 덕분에 사람도 인천에 비해 그리 많지 않아서 입국 심사가 빨리 끝나 좋았다. 다만 입국심사하고나서 안에 편의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의외의 단점이었다.

김포공항 게이트. 인천공항 대비 꽤나 한산했다.

• 약 3시간을 비행해서 점심때쯤 가오슝 공항에 도착하였다. 요즘 대만에서는 입국하기 7일 전부터 웹사이트에서 lucky draw에 응모를 하면 공항에 도착해서 추첨을 해서 상금을 주는 이벤트가 있는데, 도착해서 보니 공항 한켠에 주황색 간판으로 되어 경품추천 하는 곳이 있었다. 우리는 총 4명인데, 정말 다행히도 한 명이 럭키 드로우에 당첨이 되었다. (!!!) 생각보다 상금이 적지 않은 것이, 이지카드에 5000 달러 (약 20만원)을 충전해주었는데, 덕분에 4박 5일 여행하면서 편의점에서 먹을 것도 사고, 마실 것도 사고, 이것 저것 실컷 사도 네 명이서 돈이 약간은 남을 정도로 신나게 돈을 쓸 수 있었다.

(좌) 가오슝 국제공항. (우) 당첨된 럭키드로우!

• 공항에서 나와서 조금 기다리니 렌트카 업체에서 우리를 픽업하러 왔다. ‘good rental’ 이라는 곳이었는데, 한자로 ’구더‘ 렌탈 (固得租出) 이었다. 렌탈샵에서 서류작성을 하고 차를 빌려서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였다.

• 일단 점심때가 지나 2시가 되니 모두들 배가 고파서 자연스레 맛집을 찾았다. 대만하면 역시 우육면이라 찾아보니 4.5 평점이 넘는 不一樣の麵店 (부이양더미엔디엔) 이라는 곳이 있어 무작정 그 곳으로 차를 몰았다.

늦은 시간임에도 은근히 사람이 있었던 우육면집. 고기도 푸짐하고, 면도 꼬들꼬들해서 맛있었다.

• 도착해보니 가게는 허름하다만 늦은 시간에도 간간히 식사를 하는 주민들이 보였다. 맛집인듯 싶었다. 다같이 이 집의 대표 메뉴인 홍소육면을 시켰는데, 면 맛도 꼬들꼬들하고, 들어가있는 홍소육도 부드럽고 너무 맛있었다. 소고기 면이고 양도 풍부함에도 가격이 110 달러 (4500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 것도 엄청난 장점이었다. 식사를 하다가 목이 말라서 마실 것좀 있냐고 물어봤더니, 원래 보통 대만에서는 마실 것을 공짜로 잘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생수를 꺼내서 주신 것도 굉장히 감사한 일이었다.

• 홍소육면을 먹고 (공짜로) 편의점을 이용하기 위해 물과, 과자 등 이것저것을 사서 차를 탔다. 가오슝에 있다가 바로 가오슝 남단인 컨딩을 가려고 차를 대략 1시간 반정도 몰았다. 제주도를 바깥쪽으로 빙둘러서 드라이빙 하면 나오는 풍경처럼, 컨딩에 가까워지자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이 고속도로를 따라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가오슝에서 컨딩으로 가는 길

• 먼저 롱판공원 (龙磐公园)이라는 곳을 갔다. 지대가 높은 절벽에 망망대해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바닷쪽 반대편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어서 바다 반댓방향에서도 보는 풍경도 예쁘고, 깎아진 절벽과 보이는 바다의 풍경도 절경이었다. 신년이 되면 이 곳 사람들이 많이들 일출을 보러 올 것 같았다.

어느 방향으로 봐도 그림같던 롱판공원

• 롱판 공원에서 자연을 구경하고, Kenting ceasar park라는 예약한 호텔로 이동을 했다. 호텔 건물 단지 가운데에 수영장이 보이는 뷰의 호텔이었다. 여기 수영장에서 호텔 프라이빗 비치까지 이동도 가능하다고 한다.

호텔 객실 내에서 보이는 수영장 뷰

• 숙소에서 조금 쉬고 컨딩 야시장으로 걸어갔다. 타이베이에서 기억하는 야시장은 원래 차도였던 곳을 막고 노점들이 모여있는 형태였다면, 이 곳은 1 km는 넘어보이는 차도 양 사이드에 수많은 노점들이 줄지어진 특이한 형태였다.

컨딩 야시장

• 수십 개의 노점이 있어서 정말 없는 것 없이 많은 음식들이 있었다. 걔중에서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는 곳을 찾아서 루웨이 (원하는 재료들을 골라서 양념이나 육수에 다같이 넣어 먹는 음식), 소룡포, 지파이 (치킨을 넓게 잘라서 튀긴 음식)를 시켜서 인근 세븐 일레븐 앞에 앉아서 먹었다. 앉아서 먹을 곳이 딱히 마땅치 않은 것이 이 곳의 단점인듯 싶었다.

• 야시장에서 저녁을 때우고, 시간이 8시 반쯤 되어서 몇 가지 음식을 더 사서 숙소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큐브 스테이크, 옥수수 구이, 소세지 구이를 사서 호텔로 들어갔다. 참고로 대만에서 파는 소세지들은 기성품도 있긴 한데, 따로 만드는 곳이 많으니 먹어볼만 하다. 소세지 파는 아주머니도 이거 우리가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자랑을 하셨다.

• 숙소에서 사온 음식들과, 맥주를 사서 간단하게 한 잔 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