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야 Feb 08. 2024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꽤나 자주, '나는 참 이상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이해한다거나, 정상이라고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나와 상대가 사용하는 단어는 언제나 다른 의미일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하지 못한 일들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만약 이해라는 말을 꺼낸다면, 비슷한 순간을 떠올리며 어렴풋이 공감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이기적 이게도, 나는 그 누구도 섣불리 이해하려 하지 않고, 모두 어딘가는 비정상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상대의 빈 부분을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서로를 채워나갈 수 있다고 막연하게 믿으며.

그러니 언제나 나는 무엇 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없고, 또 그중 나 자신을 가장 모르는 것 같다. 어쩌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질문을 받기라도 하면, 겉으로는 당당한 듯 주절거리지만 이내 얼굴이 붉어지며 '지금 내가 말한 것들이 정말 맞나?'하고 스스로 되묻곤 한다. 때로 타인에게 나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면, 그 타인의 수만큼 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당신이, 내 안에 있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