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야 Jan 30. 2024

눈, 사람

첫눈이 내리면 눈사람을 만든다. 수분을 충분히 먹은 묵은 눈이라야 잘 뭉쳐진다. 장갑을 끼면 섬유 사이사이에 결정이 끼어 장갑모양으로 눈이 뭉쳐진다. 그래서 언제나 맨손으로 눈사람을 만든다.

내가 만드는 눈사람은 매번 작고 모가 나있다. 맨손이 빨개질 때까지 동그랗게 굴려도 좀처럼 동그래지지 않는다. 꼭 내 모습 같다.

사람의 몸은 칠십 퍼센트가 물이라고 하는데, 결국 눈으로 사람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연한 사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