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에 맞지 않는 말을 야무지게 늘어놓는 아는 이모의 어린 딸,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같은 자리에서 매일 문을 열던 문구점 아저씨, 본인의 몸집만큼 큰 강아지를 돌보는, 얼굴이 하얗고 팔에는 아기자기한 타투를 새긴 카페의 직원, 유머와 철학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운동선수, 털털하고 당찬 걸음을 걷는 배우, 청아하고 시원한 목소리를 멀리 뻗어내는 밴드의 보컬, 드러나는 결핍을 커다란 동작으로 채우는, 마냥 사랑스러운 소녀.
삶의 가치를 작은 순간에서 찾는 사람들. 깊은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사람들. 내게는 없을 것만 같은 미소를 가진 사람들. 절로 이끌리는 영화로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