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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루비 May 18. 2024

생각보다 중요한 성취감

먹어봐야 아는 맛!


성취감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바이다. 모두가 성취감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성취감이 왜 중요할까. 그 이유로 자존감, 긍정적 태도, 행복감, 사회적 인정, 동기부여, 자신에 대한 믿음 등등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취감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성취감을 느낄 수 없거나 성취감이 미약한 상태로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노력을 기울일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이들이 게임에 집착하는 것도 단순히 재미 때문만은 아니다. 단계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장치가 계속 있어서 그렇다. 그런데 사실 공부도 게임과 다르지 않아서 단계마다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 더군다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지니까 매년 더 높은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성취감을 좀 빼앗기는 측면이 있다. 부모가 너무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거 했니 왜 안 했니, 하면서 계속 간섭하니까 이게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단 말이다. 온전한 자기의 일로 느껴지지 않으니까 뭔가를 해내도 그것에서 성취감을 느끼기가 힘들다.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공부나 학원에서 내준 숙제를 겨우 해내면서는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다. 

성취감이라는 게 그렇다. 성취감은 자기의 의지로 노력을 기울여서 뭔가를 해냈을 때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 스스로 일궈내야만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계속 넘어지면서도 스스로 자전거 연습을 멈추지 않다가 어는 순간 균형을 잡고 달릴 수 있을 때, 수영도 그렇고 줄넘기도 그러하다.

하다못해 퍼즐을 맞추는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신이 나서 퍼즐을 맞추는 아이 옆에서 엄마가 계속 잔소리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퍼즐은 가장자리부터 맞추는 거라면서 엄마가 자꾸 거들고 아이가 틀릴 때마다 그 조각은 이 자리라고 알려준다. 재미있겠다고 들떠서 시작한 퍼즐이건만 엄마의 간섭에 신났던 아이의 마음은 벌써 시들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쯤 되면 완성해서 멋진 그림이 나타나도 성취감은 상당히 사라진 상태가 되고 만다.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좀 겪어봐야 하는데, 부모들은 내 아이가 못하는 걸 잘 못 견딘다. 그래서 자꾸만 이건 이렇게 하는 거라고 참견하고 도와준다. 물론 끝까지 잘 해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건 맞지만, 때로는 너무 과해서 탈이다.

가장 문제는 내 아이의 결과물이 괜찮았으면 하는 욕심 때문에 거드는 경우이다. 엄마가 거들어서 그럴듯한 결과를 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아이는 엄마가 도왔기 때문에 괜찮게 됐다는 생각을 당연히 할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기뻐하는 만큼 기뻐하지 않는다. 아이가 느껴야 할 성취감을 엄마가 대신 느끼는 거다. 

아이들은 좀 못해도 괜찮다. 어른의 눈으로나 별로지, 아이들은 자기가 해낸 결과물에 대해 항상 애정이 있다. 근데 그걸 탐탁지 않게 생각하면서 자꾸만 이렇게 고쳐볼까 저렇게 고쳐볼까 하면서 손을 대면 그건 이미 아이의 것이 아니게 된다.


아이의 결과물을 대견하게 여기고 칭찬해 주자. 칭찬할 때도 부모니까 당연히 칭찬해 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하지 말고 진심으로 칭찬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성취감을 느끼고 배우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활동에서 다양한 성취감을 차곡차곡 쌓아온 아이가 결국은 노력하는 사람이 된다. 특히나 성취감에는 주도성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최소한 초등학교 때까지는 부모가 권하는 것보다 아이가 원하는 걸 하는 게 맞다.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것을 아이에게 권하기 전에 아이가 하는 것에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작은 성취감이라도 느끼려면 꾸준함이 필요한 법인데, 아이들은 재미가 있고 흥이 나야 꾸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관심과 거드는 건 다르다는 것이다. 아이의 요청에 도움을 줄 순 있지만 거드는 것을 관심과 혼동하면 안 된다. 

조금씩 발전하는 걸 스스로 느끼면서 아이가 성취감을 쌓을 수 있도록 옆에서 최대한 도와주어야 한다. 어렸을 적 운동에 재미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했던 아이들이 비록 초등학교 때 공부는 등한시했을지언정 훗날 중고등학교 시기에 뒷심을 발휘하는 경우를 적잖게 보았다. 

초등학교 때 줄넘기, 축구, 야구, 각종 체육 수행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습도 함께 하길 권한다.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잘하면 같이 환호하고, 낙담하고 짜증 내면 계속 도닥여 주면서 결국은 해내는 과정이 성취감을 얻는 과정이다. 이런 것들을 함께 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주말이나 저녁에 잠깐씩만 시간을 내면 함께 할 수 있다. 


공부가 그렇다. 내가 원해서 배우고 학습하는 건 굉장히 즐거운 감정이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게 싫은 거다. 어차피 나중에 고등학생이 되면 싫은 걸 해야 한다. 그때 어렵고 힘들어도 노력을 기울일 수 있으려면 어렸을 때 성취감을 많이 쌓아놓아야 한다. 그래서 흥미가 있는 종목에 스스로 노력해 본 적이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진로가 되고 적성이 되는 것이다.


수학이나 영어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이가 어떤 한 가지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는 것과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흥미를 갖는다—> 몰입하며 집중한다—> 노력을 쏟는다—> 성취감을 얻는다'

이 과정 자체가 엄청난 일 아닌가?

그런 아이들이 결국 내가 잘하는 것을 찾고 거기에 노력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된다. 


결국 먹어 본 놈들이 또 욕심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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