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공부를 잘하면 생기는 일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공부 공부한다.
공부 이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이기도 하거니와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그러할진대 그럼에도 공부를 하는 녀석들과 안 하는 녀석들로 나뉘는 이유 중 하나는 공부로 인한 성취감을 맛본 적이 없는 녀석들과 없는 녀석들 간의 괴리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사례를 찾지 않더라도 공부를 잘했던 아이들이 계속 잘하고 못했던 아이들은 계속 못하는 이유는 사실 '공부를 잘했던 경험'의 유무가 아닐까?
그렇다면 공부를 정말로 열심히, 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첫째, 실력이 늘고 성적이 오른다.
평소에 공부를 안 했던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처음에 실력이 늘고 한참 있다가 성적이 오른다. 그래서 재수를 했다가 아쉬워서 삼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생긴다. 재수를 해보니 공부하는 법을 알게 됐고 과목별로 실력은 늘었으나, 점수까지 오르기에는 실력이 부족한 것인데, 이런 학생들은 삼수를 하면 점수까지 오를 수 있는 실력이 만들어져 성적이 오른다.
실력이 늘고 성적이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도 할 수 있다!”하는 자신감이 생기고, 성취욕구가 생기며, 본인에 대한 긍정적인 무의식이 형성된다. 성적이 오르면서 맛본 성취감은 스스로 열심히 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이자 원동력이 된다. 만일 성적이 많이 올라 전교권에 진입하게 되면, 스스로 그 위치에서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는 “공부해라!”라는 잔소리는 필요 없어지고, “과일 좀 먹고 하렴. 쉬엄쉬엄 하렴. 건강도 신경 쓰면서 해라!”하는 선순환의 긍정적인 잔소리가 시작될 것이다.
둘째, 힘들어도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기만의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게 된다.
수면 시간을 예로 들면, 7시간 취침하고 하루 종일 공부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지, 아니면 5시간 취침하고 공부하다가 피곤할 때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깐 잠을 자는 것이 나에게 맞는지 알아낼 수 있다.
공부시간을 예로 들면 똑같이 3시간 동안 공부를 해도 한 과목을 3시간 동안 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지, 아니면 과목별로 1시간씩 번갈아가면서 하는 게 나에게 맞는지도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공부하다가 성적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한계에 부딪칠 때, 자기의 방식을 스스로 점검하고 조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힐 때 선생님들과 상담을 하게 되면, 선생님들의 조언들이 피부에 와닿고 본인이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깨닫게 되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해보지도 않은 채 효과적인 공부법만 알려달라고 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이다.
셋째, 인간이 가지는 본능 중에 호기심과 지적 욕구가 있다.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진리나 지식들이 지적 욕구를 만족시켜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지기도 한다.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었을 때 쾌감 때문에 밤새도록 실험하고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공부를 지속적으로 오래 하면 공부 자체에서 얻게 되는 기쁨과 만족이 있다.
넷째, 보다 많은 인생의 기회가 열린다.
결국 공부를 오랫동안 열심히 하다 보면, 공부를 잘하게 되고, 공부를 좋아하게 된다. 공부를 좋아하니 더욱더 공부를 열심히 하고, 공부를 더 잘하게 된다. 이렇게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한 번이라도 잘해보았던 경험이 있거나 그로 인해 주변의 기대와 찬사를 들었던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가능성이 높다.
부디 한 번만이라도 기회를 주라.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죽을힘을 다해서 공부해 보고 포기해도 늦지 않다.
때론 노력의 과정보다 성취 후의 결과가 스스로에게 동기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