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말고 선생님요
한 해에도 수십 억대 수입을 올리는 스타 강사들이 있다. 강사의 학벌, 입시 실적, 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동원가능한 모든 매체를 통해 광고하고 어떻게든 본인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이 살아가며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분명 결실이 되어 본인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대중의 선택이 그것들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그에 대해 품평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삐딱하게 바라보는 점은 이들이 유명세를 얻어 대중에게 많이 노출이 될수록 '좋은 선생님'에 대한 기준이 어그러지고 있는다는 것이다.
과거에 동료 강사로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들이나 실제 학원을 운영하며 채용했던 많은 강사들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은 시간이 갈수록 '선생님'보다는 '강사'로, '가르침'보다는 '지식전달'로 '공감과 이해'보다는 '유명세'를 좋은 선생님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두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에게는 최소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라고, 슈퍼카를 타는 것이 성공이라고 비치지는 않았으면 한다.
꼰대 같은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사교육일지라도 '낭만'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누가 뭐래도 강의를 잘하는 것이 좋은 강사로서의 최고 덕목이겠지만 성인 대상의 강의와는 다르게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아이들을 상대한다면 최소한의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강사를 단지 직업군 중에 하나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한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내 자식만큼은 아니라도 남의 자식도 귀한 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수업을 듣는 이 순간 강사의 한마디, 몸짓으로 인해 인생의 궤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본인의 영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아껴야 한다.
잘 가르치는 강사는 드물다. 그러나 좋은 선생님은 더욱 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