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정석: <애프터 썬>
어릴 적 내가 아는 부모님의 모습과 어른이 된 내가 알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이 같아 보이는가? 다르게 보인다면 어떤 모습이 다른지 당신은 확실히 말할 수 있는가.
흔히 우리는 어릴 때 한 없이 커다랗게 보이던 부모님이 갑자기 작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성장을 하며 신체가 부모님보다 커지고 그러는 동시에 부모님의 신체는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부모님이 작게 보이는 것은 물리적으로 사실인 셈이다. 그러나 그 생각이 든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것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영화 <애프터 썬>을 보면 서서히 윤곽이 드러난다.
1. <애프터 썬>에 한 발자국 다가가기: <애프터 썬>에 흥미로운 점
아일랜드는 사투리를 사용한다. 그래서 아일랜드 사투리는 음악 같다. 아일랜드에 여행한 적은 없지만 <원스>, <벨파스트> 등의 영화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어 특유의 리듬을 좋아한다. 만약 당신도 아일랜드 사투리에 흥미 있다면 <애프터 썬>을 좋아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 '폴 메스칼'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영화 속 그가 자신의 딸인 '소피'와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재미있다. 아빠와 딸의 대화는 단순한 대화보다는 공을 서로 주고받는 탁구 같다. 이 장면이 재미있었다면 <벨파스트> 보는 것을 추천한다.
<애프터 썬>의 또 다른 매력은 캠코더로 찍은 듯한 장면들 그리고 여름의 싱그러움을 담아주는 색감이다. 또한 튀르키예 공간은 자연의 색감이 더욱 두드려지면서 함께 여름휴가 온 기분을 준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영상을 남기는 것과 같이 소피가 부정확한 대상을 찍은 캠코더 영상이 중간중간 삽입된다. 이러한 요소가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영화는 주인공 '소피'가 어른이 된 후 아버지 꿈을 꾸게 되고, 어릴 적 아버지와 여행 간 캠코더 영상을 보며 회상하게 되는 스토리다. 소피의 시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시선 속 아빠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자주 보인다. 마치 영영 볼 수 없을 것처럼 얘기하는 모습, 스스로 몸을 지키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아빠의 말들이 특별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소피는 되려 수영장에서 노는 언니 오빠들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이런 아빠의 말이 어린 소피 그리고 성인의 소피가 각각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겠다.
2. <애프터 썬>과 가까워지기: 사유를 통한 영화 곱씹기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 지금 난 어릴 적 나에게 아빠는 어떤 존재였을까 다시 생각하게 해 준다. 마냥 어린이로서 지낼 수 있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만일 당신이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부모님의 큰 노력이 있었음을 알게 되는 영화이다. 어릴 적 내가 아빠의 슬픔을 알았더라면, 그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꼭 안아주고 싶다.
우리는 성인이지만 어린 시절은 있었다. 지금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본다면 아마 어른들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 많을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 그때 부모님은 어떤 얼굴이었으며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떠올려보며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생각할 거리이다.
3. 감상 팁
추천 코스
( 2회 차 이상의 감상을 추천한다.)
- 배경 없이 1회 차 감상: '소피'의 시선을 따라가며
- 해석 후 2회 차 감상: 아버지 '캘럼'의 시선을 따라가며
추천 감상 무드
- 여름 노을이 질 때쯤, 강하지 않은 더위와 적당한 바람(인위적인 바람도 좋다)
- 밝지 않은 시간, 초저녁 혹은 여름밤
* 영화 속 배경은 튀르키예의 여름이며 수영장이 자주 등장한다. 이와 비슷한 분위기에서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터키 향신료나 인센스가 있다면 켜두고 감상하는 것도 좋다.
감상 포인트
- 누구의 시선을 따라가는지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영화 중 하나이므로 주인공 한 명을 선택해 감정이입
- 중간중간의 캠코더 영상을 누가 찍었는지 유추하기
-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OST 'One Without' 감상하며 사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