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유는 곧 자유의 권리

Reading Report: <1984>

by 웅차

누군가 삶의 무료함을 달래고 싶다고 혹은 사랑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말한다면, 나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바이다.






그 누군가는 나였다. 삶의 의미와 사랑의 의미를 몰랐다. 끝이 존재하기 마련인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무의미하다 생각했다. 인생도, 사랑도 항상 그래왔다. 사는 의미를 몰라서 하루하루 낭비했고, 연애에도 끝이 있으니 나에게 오는 사랑도 마다했다.



그러다 보면 삶이 참 퍽퍽하다. 윤기 없는 하루를 꾸역꾸역 살아내느라 무엇이든 시도할 때 버거웠고, 성실하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자유롭고, 이 자유가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다. <1984>를 읽기 전까지.




<1984> 영화 속 장면, 내가 상상하던 주인공들의 외양과 흡사하다.



<1984>를 생각하면 '빅브라더'의 눈이 먼저 생각났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그저 단순히 독재라는 정치 시스템 속에서 발버둥 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찾은 <1984>는 나에게 삶을 알려주는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개인의 모든 권리, 자유, 사생활이 존중받지 못하고 거부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반대로 자유와 사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나에게 주어진 자유와 사생활은 고귀하다. 그러므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 준다.



<1984>를 읽다 보면 나의 사적인 시간 즉 사생활을 존중받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생활'이라는 단어의 어감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가십으로 변질되어 가타부타 많은 말들이 더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사생활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너무 커져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흘러간 경우도 종종 있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주지 않고 반드시 알고야 말겠다는 몇몇 사람이 있다.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나에게도 사생활이 있듯이 너에게도 사생활이 있으며 모든 사람들의 사생활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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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의 크기가 커질수록 사생활을 덜 궁금해하길.






<1984> 속 사회는 매우 폐쇄적이다. 감정도 표정도 행동도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답답함과 무력감을 느끼는 주인공 '윈스턴'에게 단물과도 같은 사랑이 갑자기 찾아온다. 그들의 사랑으로 사랑과 자유과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윈스턴의 먹색 인생에 생기가 돌고 색이 물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감시 체제의 사회에서 그들의 시간은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결국 깨져버린 그들의 사랑. 이 깨져버린 사랑이 쓸데없는가? 발각될 걸 알면서도 시작한 그들의 사랑이 쓸모없는가? 글쎄, 사랑이 끝나고 윈스턴에게 남은 것은 삶의 소중함과 정부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삶을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애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한다. 흔적조차 없이 나를 떠나가 상처줄 걸 알면서도 시작한 사랑은 무언가를 남긴다.






따뜻한 볕과 목적 없이 울어대는 새, 누군가의 웃음소리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모든 게 나의 피부와 감각으로 다가와 나의 삶을 형형색색으로 만들어간다. 삶을 만끽하는 것이 자유이며 그것이 삶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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